"아직도 카르텔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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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아직 기업 간 담합(카르텔)이 많다. 담합 행위를 조사하려 해도 산업계가 돕지 않는다."

권오승 공정거래 위원장은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한국의 전통 문화는 경쟁을 이기주의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웃과 친하게 지내는 쪽을 좋아한다"며 "카르텔 내부 인사가 담합 행위를 고발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런 점들 때문에 공정위가 강제적인 조사권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과 대형 건설사들의 입찰담합 등을 공정위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권 위원장은 또 "통신 사업의 경우 공정위.정보통신부.통신위원회 등 규제기관이 중첩돼 있다"는 지적에 "정부 부처간 협력이 잘 안 되고,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한 방침도 없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산업 정책에 의해 풀어야 할 것은 정통부나 통신위가, 경쟁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할 것은 공정위가 담당하는 게 원칙"이라며 "앞으로 수년 안에 이런 방향으로 통신 사업 관련 규제가 명확히 틀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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