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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산은 집 한채뿐 … 돈과 결부된 이미지 참을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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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 전 대통령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 전 대통령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부당하게 돈 챙긴 적도, 공직 이용해 사적 이익 탐한 적도 없습니다. 어린 시절 끼니를 잇지 못하는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야간 학교를 다니고 청소부 일을 하면서 대학 다녔지만 비굴하게 남에게 구걸하거나 탐한 적 없습니다.”

최후진술 20분간 적어온 글 읽어 #“비굴하게 남의 것 탐한적 없다” #징역 20년 구형 핵심은 다스 의혹 #검찰 “궁극적인 책임자는 MB”

이명박 전 대통령은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횡령·뇌물 등 혐의에 대한 1심 결심 공판에서 자신의 입장을 20분 가까이 밝혔다.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의 변론에 이어 재판의 마지막 순서로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진술할 기회가 주어졌고 이 전 대통령은 노트에 적어온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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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기소한 내용 대부분 돈과 결부돼있다”며 “제가 세간에서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릴만큼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아 국회의원·서울시장·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돈과 권력을 함께 가진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런 상투적인 이미지 함정에 빠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 재산은 현재 사는 집 한 채가 전부”라면서 재판부를 향해 “제게 덧씌워진 이미지 함정에 빠지지 말고 제가 살아온 과정과 문제된 사안의 앞뒤를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직시절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G20정상회의·핵안보정상회의 의장국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징역 20년형을 구형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총 16가지 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349억원의 다스 법인자금을 빼돌리고 31억원 조세 포탈 ▶대선 후보 때부터 삼성그룹으로부터 67억의 뇌물을 받고 이건희 회장 등 핵심 임원 특별사면 ▶청와대 참모 등을 시켜 다스 미국 소송 검토(직권남용) ▶국정원 특수활동비 7억원 상납(뇌물 및 국고손실) ▶대통령 퇴임 후 3406건의 대통령기록물을 무단 반출·은닉(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이다.

검찰은 “김성우 전 다스 대표와 이동형 다스 부사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모두가 이 사건 범행의 정점이자 최종 승인권자로 단 한 사람을 지목하고 있다”며 “이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자는 명백히 이 전 대통령이다”고 밝혔다.

핵심은 다스 관련 의혹들이다. 검찰이 적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혐의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전제에서 나왔다. 재판부에서도 이를 인정한다면 다음 달 5일 선고에서 중형 선고는 불가피해진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친형인 이상은 회장이 주도해 세운 것이고 당시 현대건설에 근무해 잘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날 법정에는 이 전 대통령의 딸 등 가족과 지인, 지지자들과 취재진 등이 몰려 150석 규모의 대법정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지지자들은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가 최종변론을 마치며 “국민들 다수의 선택에 의해 17대 대통령으로 재직한 이명박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다”고 말하자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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