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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탐구] 노무현 최측근이면서도 '아웃사이더' 자처한 김병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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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총리, 김병준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총리, 김병준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평범한 교수였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1993년 노무현 대통령이 문 연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 초빙되면서 정치권과 첫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의 학자'가 된 인연으로 그는 청와대까지 승승장구했다. 2003년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간사를 맡을 때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직접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신뢰를 표시했다. 당시 여권 지도부 모임 ‘11인 회의’에도 문재인, 문희상, 정동영, 김근태 등 실세들과 함께 참가했다.

김병준 말말말

김병준 말말말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아웃사이더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한국당에 합류하기 전부터 저서를 통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질서의 큰 흐름은 현실이다. 거부한다고 사라질 현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6년 김병준 정책실장이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6년 김병준 정책실장이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청와대에서도 다른 참모들과 격론을 벌일 때가 잦았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에 합류하기 직전 김용태 사무총장과 만나 ‘노무현 정부에서 겪었던 좌절’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반대 논리를 펴던 사람들과 수없이 토론·경쟁했던 기억이 있다. 어떤 정책들은 좌절되기도 했는데 토론 상대자들이 현 정부의 요직에 있다. 논쟁을 다시 담론의 장으로 끌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을 찾아가 집회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정치에 한계가 온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병준은 누구인가

김병준은 누구인가

이 때문에 노무현 정부 당시 함께 일했던 사람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아이디어도 이론도 없다. 영민한 대통령 밑에서도 한 게 없는 사람”(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장)이라는 혹평을 있는가 하면, “한국당을 맡은 사람들 가운데 정치·행정·정책 전반에 가장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는 분”(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 평판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이들도 당시 청와대 인사에 편중돼있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송희경 한국당 의원, 김두관 민주당 의원, 황명선 논산시장이 김 위원장과 가깝다. 학계에서는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 교수, 정용상 동국대 법학 교수 등과 친밀하게 지낸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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