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총 단체장 선거 열기 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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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예총 산하 각 문화예술 단체들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정기총회를 앞두고 새 이사장 선거의 열풍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현재 이사장 선거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단체는 미협·연극협·문협 등이다.
주된 선거 이슈는 지난날의 권위주의적 단체운영 청산, 단체활동의 민주화, 참신한 인물로의 세대교체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각 단체들의 선거전 양상 및 부상 인물들을 알아본다.

<미협>
내년 1월 15일을 전후해 열리는 한국미술협회 정기총회는 제15대 이사장 선출을 놓고 회원들간에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사장 출마를 정식 선언하고 나선 인물은 현 이사장 하종현씨(54·서양화가)와 김서봉(65·동덕여대 예술대학장) 최광선(51·서양화가)씨 등 3인. 이중 최광선씨는 이미 지난 9월부터 이사장 출마 의향을 밝히고 사실상의 득표활동에 들어갔으며 그 뒤를 이어 하종현씨가 11월 중순께, 김서봉씨가 12월초 각각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미협 부이사장을 지낸바있는 구상회화 계열의 최광선씨는 하씨가 이끌고있는 현 미협 집행부의 권위주의·독선·파벌의식 등의 타성을 맹렬히 비판하면서 미협 운영의 민주화와 세대교체를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최씨의 지지세력은 주로 구상계열 작가들과 현 집행부에 불만을 갖고 있는 비구상 작가들 및 일부 재야작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재임 중 대과없이 미협을 운영해왔다는 점과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우리 화단의 업적을 쌓았다는 점등 강력한 행정적 추진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현 이사장 하씨는 주로 비구상 계열과 홍익대 출신 작가들로 짜여진 막강한 조직력을 가동하면서 비교적 여유 있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 출마여부를 놓고 마지막까지 선택을 미루어오던 김서봉씨는 이달 초 세 사람 중 가장 뒤늦게 정식출마를 선언하고 서울대 출신 동문작가들을 지지배경으로 최·하씨와의 힘겨운 선거전에 돌입했는데 홍익대표의 분산이라는 전략이 맞아 들어갈 경우 의외로 김씨가 승리를 거둘 수도 있으리라는 것이 미술계의 예상이다.

<연극협>
「연극협회의 체질개선」을 내걸고 타 문화단체들보다 한발 앞서 표면화돼온 제16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후보 선거운동은 15일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3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사장 후보로 나서고 있는 이는 현 협회 부이사장인 권오일씨(56·극단 성좌대표)와 손진책씨(41·극단 미추대표). 여기에 최근 서울 연기자그룹을 중심으로 장민호씨(64·국립극단 대표) 후보 추대서명이 진행 중이어서 선거전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권씨가 내걸고 있는 이슈는 「연극계의 화합」. TV·영화 등 분야간의 갈등과 연령에 따른 계층 간의 불화가 심화되고 있어 이를 아물려 나가면서 연극인들 자체의 폐쇄성에서 벗어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서울연출가 그룹으로부터 추대받아 후보 승낙을 한 손씨는 『연극협회가 친목단체에서 벗어나 회원 권익옹호를 위한 직능단체로 탈바꿈해야한다』는 주장을 강력히 펴고 있다.
한편 장씨 추대파들은 『경선이 아니라면 응하겠다』는 장씨의 「반승낙」을 근거로 두 후보 모두 이사장으로서는 무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통합추대를 펴고 있다.
그러나 권·손씨 두 사람 모두 선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통합작전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는 내년 1월 하순 대의원이 직접투표, 다수 득표자로 결정된다. 선거에 참여할 대의원수는 1백 30명 선이다.

<문협>
한국문인협회는 현 이사장 김동리씨의 3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중 총회를 개최, 새 이사장을 선출해야만 된다.
그러나 현행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에 문제를 제기, 직선제 정관개정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지자 문협은 총회에 앞서 13일 정관심의위원회를 열어 직·간선제 개정여부를 심의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문협 새 이사장 선거는 인물부상보다는 이사장 선거제도에 대한 것이 쟁점이다.
현 김동리 이사장은 83년 이사장에 선출된데 이어 85년 단임으로 돼있던 정관이 개정돼 86년 연임됐었다. 현재 이사장 후보로 뚜렷이 부상되고있는 인물은 없으나 현행 간선제일 경우 김 이사장이 재 추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고용·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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