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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책임감 “혹사? 나라를 위해 더 뛸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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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 [뉴스1]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 [뉴스1]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자신과 관련해 불거진 ‘혹사 논란’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흥민은 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로 누적을 우려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수라면 누구나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싶은 게 사실”이라면서 “나라를 위해 경기를 뛰는 건 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소화한 직후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섰다. 이후 국내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토트넘 프리시즌 일정에 참여한 뒤 곧장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본선에 나섰다.

대표팀 동료 이승우(오른쪽)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대표팀 동료 이승우(오른쪽)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근 1년 동안 70경기 이상을 소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나치게 혹사 당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선수 자신은 가벼운 농담과 함께 웃어넘겼다. “(조)현우 형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채로 (아시안게임) 경기에 나왔는데, 나는 아직까지 괜찮은 것 같다”고 언급한 그는 “잠도 잘 자고 있어서 회복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에 대해 “카리스마도 있고 축구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독일과 영국의 훈련 프로그램을 접해 봤지만, 우리의 플레이 목적에 대해 사소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짚어주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한 손흥민은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마무리를 잘 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좋은 분위기를 탄 것 같다”고 언급한 그는 “팬들의 기대치에 어긋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팬들도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는 대표팀에 대해 길게 봐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손흥민(왼쪽)과 이승우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왼쪽)과 이승우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손흥민 일문일답.

-첫 훈련을 해본 후 벤투 감독에 대해 갖게 된 이미지와 기대감은.
“길게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카리스마도 있고 멋있는 분인 것 같다. 축구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훈련하면서 감독님의 요구사항을 빨리 받아들이는 스폰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금열리는 한 두 경기가 아니라 앞으로가 중요하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대된다.”

-가까이는 아시안컵, 멀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데,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마무리를 잘 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좋은 분위기를 타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런 부분에 어긋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건 사실이다. 결과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이제 첫 경기고, 감독님이 원하는 큰 그림의 틀을 잡는 기간이다. 짧게는 아시안컵, 길게는 월드컵이라는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길게 이어갔으면 한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피로가 누적된 부분이 있을텐데.
“모든 선수가 경기 많이 뛰고 싶은 건 사실이다. 나라를 위해서 경기를 뛰는 건 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분위기를 가져온 만큼,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 몸 상태도 현우 형이 안 좋은 채로 경기에 나왔는데, 나는 아직까지 괜찮은 것 같다. 잠도 잘 자고 있어서 회복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축구협회와 교보생명의 후원 계약 연장 조인식에 참석한 손흥민(왼쪽). 이날 행사에는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 김남수 교보생명 상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이승우(이상 왼쪽부터)가 함께 했다. [연합뉴스]

축구협회와 교보생명의 후원 계약 연장 조인식에 참석한 손흥민(왼쪽). 이날 행사에는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 김남수 교보생명 상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이승우(이상 왼쪽부터)가 함께 했다. [연합뉴스]

-코스타리카전 각오는.
“감독님이 부임하신 후 첫 경기고, 우리도 감독님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드려야 하고, 팬들에게도 멋진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 경기력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아직까지 발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충실하게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발전한 부분은.
“대부분 어린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더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대회를 잘 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선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고 주장으로서 처음 나가는 대회였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하는 모습들을 많이 발견했다. 내가 주장을 맡아서가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잘 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경험한 훈련과 비교할 때 벤투 감독의 훈련 수준은.
“유럽에서 생활을 오래했고, 독일과 영국의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큰 틀에서 우리가 어떻게 플레이해야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언급해주셨고,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도 선수들을 붙잡고 이야기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을 발전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결과까지는 미리 언급하기 어렵지만 잘 하기 위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본다. 훈련장에서 한 것들이 경기장에서도 분명히 나온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느낀다.”

-아시안컵에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 우승에 대한 욕심은.
“경기를 하면서 지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우승이라는 좋은 타이틀을 목표로 아시안컵에 도전하는 게 맞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쉬운 경기가 없다. 잘 준비해야한다. 능력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혹시 주장 역할을 맡게 되나.
“감독님과 이야기한 건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부분은 없다. 아시안게임에서 주장 역할을 잘 못 했다고 생각하는데, 대표팀에는 성용이 형처럼 나보다 뛰어난 선배들도 많이 있다. 감독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건 아니다.”

파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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