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눈시울 붉힌 김학범 “선수 모두에게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김학범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김학범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8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승을 이끈 김학범 감독이 선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1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아시안게임 일본 U-21 대표팀과의 경기 직후 "애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모든 것을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23세 이하(U-23) 한국 축구대표팀은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감독은 이번 경기에 대해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라면서도 "선배들이 잘 이끌었고, 후배들의 의지도 강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이 좋아졌다.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하며 "특히 원정에서 우승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특별히 고마운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여기 있는 선수들이 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감독은 옛 클럽 제자인 황의조 등의 선발을 놓고 나온 '인맥 축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그런 것(인맥)을 갖고 선수를 뽑으면, 결과가 잘못될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며 오히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고전하며 4-3으로 승리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절실함과 간절함이 더 필요한데, 그땐 선수들의 눈과 표정에서 그게 없어졌더라"면서 "많은 선수가 뒤에 처져있는 게 보여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많이 혼내면서 이 정도론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우리 선수들 마음속의 것을 더 끌어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령대 대표팀을 처음 맡아 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한 김 감독은 2년 뒤 도쿄올림픽까지 팀을 이끌 것이 유력해졌다.

그는 "지도자가 하면 할수록 어렵다. 새로운 걸 느끼고 경험했다"면서 "올림픽 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4 인천 대회 우승 멤버들이 성인 대표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선수들 더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들이 발전할 좋은 계기가 될 거고, 저도 지켜보며 수시로 얘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팀 밖의 고마운 이에게도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실 여기 마지막에 못 온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각 팀 감독님과 구단 관계자들도 선수 차출에 아낌없이 도와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승하고서 누가 먼저 생각났느냐'는 질문엔 "가족들이 생각난다. 집사람을 비롯해 큰 (아들) 놈, 그리고 군대 간 아들도 고생이 많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