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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가 사이클 경기장에 난입(?)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경륜 경기가 28일 자카르타 국제 사이클 벨로드롬에서 열렸다. 여자 경륜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경륜 경기가 28일 자카르타 국제 사이클 벨로드롬에서 열렸다. 여자 경륜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사이클 경기장에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다리도 어정쩡 벌린 중년 남성이 등장했다. 28일 자카르타 국제 벨로드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경륜 경기가 막 시작됐을 때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몸에 쫙 달라붙는 슈트와 최대한 몸을 웅크린 선수들과 달리 평범한 옷차림에 자전거도 선수들이 탄 초경량 자전거가 아닌 전기자전거를 탄 이 남성의 정체는 뭘까?

여자 경륜 2차 예선에서 선수들의 속도를 올려주고 있는 선수유도원.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여자 경륜 2차 예선에서 선수들의 속도를 올려주고 있는 선수유도원.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여자 경륜 2차 예선에서 열리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여자 경륜 2차 예선에서 열리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이 수상한(?) 남자가 선수들의 맨 앞에서 트랙을 두 세 바퀴 도는 동안 선수들은 그 뒤를 졸졸 따라오기만 했다. 그러다 이 남성이 트랙 안쪽으로 빠지면 그 때부터 선수들은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 남성은 '선두유도원'으로 일정한 구간 선수들 앞에 달리며 속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된 선두유도원의 역할은 '사이클 트랙경주 중 경륜경기에서 최종주회 전회의 표지선까지 심판이 미리 지시한 주행방법에 의하여 출전선수를 유도한다'고 명시돼 있다. 선두유도원은 사이클 모든 종목에서 선수들을 유도하지는 않는다. 오직 경륜 종목에서만 등장한다. 경륜 경기에서 선두유도원이 필요한 이유는 어느 정도 속도가 형성될 때까지 선수들의 바람막이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이클 경기 특성상 가장 앞에서 달리는 선수는 바람 저항을 가장 많이 받아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할 수 밖에 없다. 경륜은 기록 경기가 아니라 결승선을 누가 먼저 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내 앞서 달리는 것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선두유도원은 어느 정도 속도가 오를 때 까지 이 '바람 막이'를 대신 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달리며 40~50㎞/h까지 속도를 올려준 뒤 결승선을 약 700여 미터 남기고 트랙 안쪽으로 퇴장한다. 그 때부터 선수들은 속도가 오른 탄력을 받아 나머지 구간에서 승부를 가리게 된다.

여자 경륜 결승에서 한국 이혜진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여자 경륜 결승에서 한국 이혜진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은메달을 차지한 이혜진이 국기에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은메달을 차지한 이혜진이 국기에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날 벌어진 여자 경륜에서 한국 이혜진 선수는 뒤쪽에 위치해 있다 막판에 치고 나오며 홍콩의 리와이슈 선수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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