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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달군 이색 인물들…이천수,김경수, 그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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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운데)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홍영표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과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운데)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홍영표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과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의 승패는 갈렸지만, 2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유명 아이돌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1만5000석에 이르는 좌석이 가득 찼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주인공인 자리였지만 당원들의 관심을 끈 ‘의외의 인물’도 적지 않았다.

후보들보다 더 관심을 모은 정치인 중 한 명은 최근 드루킹 특별검사팀에 의해 불구속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였다. 김 지사는 지지자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느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사회자가 참석자를 소개할 때도 김 지사의 이름이 호명될 때만 대의원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하준호 기자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하준호 기자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등 당 대표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김 지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이날 투표가 시작된 뒤에도 김 지사는 전당대회의 최고 ‘인기스타’였다. 김 지사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당원과 대의원들이 한 자리에 몰리면서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송영길 후보는 전당대회 전 행사장에 입장하는 대의원과 인사하며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인 이천수(37)씨와 나란히 서서 눈길을 끌었다. 실제 이씨는 지난 3~18일 진행된 17개 시·도당 대의원대회 등에 송 후보와 종종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구 앞에서 송영길 후보가 유세를 벌이는 가운데,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이천수씨가 함께 송 후보와 인사를 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구 앞에서 송영길 후보가 유세를 벌이는 가운데,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이천수씨가 함께 송 후보와 인사를 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이와 관련해 송 후보는 지난 4일 광주시당 대의원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천수 선수는 제 지역구 후배인데,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에서 코치와의 관계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이적이 잘 안 됐다”며 “지역구 후배인 이천수 선수가 이적 문제로 힘들어할 때, (인천시장 시절) 그의 고향 팀이 인천 유나이티드로 데려와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도왔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은혜를 잊지 않고 항상 선거 때마다 도왔다는 게 송 후보 측의 설명이다.

각 후보 캠프가 활용한 소품도 각양각색이었다. 이해찬 후보 캠프 측에서는 토끼 인형이 등장했다.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상의를 입고 토끼 탈을 쓴 지지자는 ‘사랑해찬’이라는 문구의 스티커를 곳곳에 붙이고 대의원·당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에서 이해찬 후보 지지자가 토끼 인형탈을 쓰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김경희 기자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에서 이해찬 후보 지지자가 토끼 인형탈을 쓰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김경희 기자

송 후보 캠프에서는 성인 남자 키보다 큰 풍선 인형을 동원해 유세를 벌였다. 송 후보 지지자가 어깨에 업은 이 인형은 전당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대의원석을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돋웠다. 김진표 후보 측에선 ‘허벌나게 김진표’라는 손팻말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선 민주당 권리당원이 가장 많이 분포한(27%) 호남 지역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 앞에서 송영길 후보 지지자가 대형 풍선 인형을 업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하준호 기자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 앞에서 송영길 후보 지지자가 대형 풍선 인형을 업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하준호 기자

이날 전당대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대의원·당원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도 여전했다. 공식 팬카페인 ‘문팬’도 이날 별도의 천막을 차렸다. 천막 앞에는 문 대통령의 전신 사진을 입힌 입간판이 서 있었다. 전당대회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 입간판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대의원들은 전당대회 시작과 함께 문 대통령의 영상 축사가 재생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식팬카페에서 차린 천막 앞에서 지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공식팬카페에서 차린 천막 앞에서 지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한편 야당에서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비대위원, 민주평화당 허영 최고위원,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 등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별도 인사의 참석 없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화환만 놓였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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