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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차면 기운다···'3연승' 민주당, 차기 지도부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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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지방선거는 ‘보수 3연승’(2007 대선, 2008 총선)의 시작이었고, 2018년 지방선거는 ‘진보 3연승’(2016 총선, 2017 대선)의 종착지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23일 한국정당학회(회장 곽진영) 하계 학술회의에서 이런 전망을 했다. 박 교수는 “여권은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 후 어떤 일이 있어서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그리고 2008년 총선까지 내리 3연패를 당했는지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민주당이 10년 만에 총선-대선-지방선거 3연승을 거뒀는데 ‘달도 차면 기운다’는 자연의 섭리에 예외는 없다”며 “20대 후반기 국회와 차기 여당 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보수논객 박명호 동국대 교수. [뉴스1]

보수논객 박명호 동국대 교수. [뉴스1]

보수, 스스로 ‘왜소화’ 선택

‘보수의 위기와 한국 정당정치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 발제에서 박 교수는 현재 보수진영이 처한 현실도 진단했다. 그는 “결국 박근혜 정권의 종말은 반민주주의적이며 권위주의적 보수의 퇴장이었고, 지난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는 보수의 대안부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위기의식도 없었고 반성도 없었으며 이념적 극단화를 통해 스스로 왜소화되기를 선택한 셈”이며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한계와 위기에 대한 인식도 없어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기 어려운 위치에 처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보수가치의 재정립과 보수 스타일의 변화를 주문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의 완성 ▶세대교체 등 총선 공천 개혁 ▶최저임금 인상·일자리·탈원전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가 23일 강원도 속초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정당학회 하계 학술회의에서 '보수의 위기와 한국정당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명호 동국대 교수가 23일 강원도 속초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정당학회 하계 학술회의에서 '보수의 위기와 한국정당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번 학술회의는 ‘지방분권의 정치학: 지방선거 이후 실천적 거버넌스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1박 2일 동안 강원도 속초 대명리조트에서 열렸다. 지방자치와 지역사회 활성화, 정보화시대의 로컬 거버넌스 구축, 지방분권과 도시 거버넌스 구축, 지난 6ㆍ1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선거제도, 대의민주주의의 변화와 정치참여 등을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성우 고려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 인식의 변화’라는 논문에서 “촛불 집회 이후 지지정당이 있다는 유권자들이 10% 이상 증가”했고 “집회와 시위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2017년 정치 상황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정희옥 명지대 교수는 6ㆍ13지방선거 공약의 재원조달 방안을 분석한 결과 “지역개발, 경제, 일자리 관련 공약은 다수의 후보가 국비를 재원으로 조달하겠다고 공약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유권자들은 후보 공약의 구체성, 차별성, 실현 가능성 떠나 다소 부정적 평가를 하는 등 공약에 대한 큰 기대 없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장기영 서울대 교수는 6ㆍ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요인은 보수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및 북미회담, 최저임금 및 부동산 정책,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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