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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분기 완만한 회복세 … 급격한 반등은 힘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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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증시가 불안하고도 지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2600 장중 돌파’라는 ‘축포’를 터뜨린 게 지난 1월이지만 어느새 먼 과거의 일이 된 듯하다. 코스피 지수는 ▶미·중 무역 분쟁 ▶터키발(發) 신흥국 위기 ▶미국 달러화 강세 등 대외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휘청거리면서 주저앉더니 한 달 이상 2200선에 머물러 있다. 지난 16일 장중에는 2218까지 내려가면서 2200선마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2일까지 오랜만에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2273.33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본격 반등을 점치긴 일러 보인다.

증권사 6곳 리서치센터장 전망 #미·중 무역갈등 11월 전 타결 가능성 #2000선 붕괴 상황까지는 안 갈 듯 #배당주·우선주 추천 … 금융주 꼽기도

가을 이후의 증시는 어떤 모습일까. 본지는 22일 대신증권·메리츠종금증권·삼성증권·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향후 증시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들은 연말까지의 코스피 저점을 2150~2290으로 예상했다. 현 수준에서 소폭 하락할 순 있겠지만 2100선, 더 나아가 2000선 붕괴 같은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코스피 고점은 한투증권(2800)을 제외하면 나머지 5개사가 2580~2650으로 비슷한 수치를 제시했다. 한투증권도 “터키 사태 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상당수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올해 3분기 이후 회복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미국에 현 갈등 상황을 확산시켜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의도와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올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 갈등 타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3분기 후반부터 국내 증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4분기까지 반등 국면이 연장될 것”이라고 짚었다. 윤희도 한투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중 무역 분쟁 이슈가 있지만,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이 좋아져 3분기에 상장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고점 경신 등 급격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의 견해다. 위험한 변수들이 많아서다.

윤 센터장은 “무역 전쟁, 금리 인상 등의 대외 환경으로 인해 지난해 만큼의 강한 상승 동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 수준의 실적 전망이 지속된다면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상장사들의 장기 이익 전망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지 않는 이상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 상단(2607.10)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부진을 우려했다. 그는 “모바일 D램 업황 정점 통과에 따른 수요 정체, 중국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치킨 게임’ 발발로 인한 공급 과잉 등 이유로 반도체 업황이 곧 부진에 빠질 수 있다”며 “반도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 경우 전체 시장을 향한 회의적 시각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눈여겨봐야 할 업종이나 시장은 무엇일까.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주와 우선주를 주목할 만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재벌 구조 개혁 등이 배당 확대 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북·미·중의 4개국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한다면 이를 계기로 범(汎)중국 관련 소비주가 상승 동력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내수 확대 정책도 중국 소비주 추천의 근거로 제시됐다. 신동석 센터장은 금리 인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분야를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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