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51) 경남지사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면서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지난 6일과 9일 두 차례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소환됐을 당시에는 '노 타이(No tie)'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의 불구속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이날 YTN에 출연해 "만약 구속돼 구치소에 들어가게 되면 넥타이는 벗어야 한다. 위험한 물건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김 지사가) 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으로 왔다고 하는 건 '저 차림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한 확신과 본인에 대한 암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 시계를 차고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김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며 "그런 지지층에 대한 결집의 의미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허익범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18일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 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 직업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시30분쯤 구치소에서 나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에 감사하다"며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데 대해 다시 한번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특검이 어떤 선택에도 당당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