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7장으로 재구성 극적긴박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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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립오페라단이 국립극장 개관 15주년 기념공연을 겸한 제54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리는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22∼27일 오후7시 국립극장대극장)의 연출을 맡은 일본의 중견 오페라 연출가 「니시자와·게이지」씨(45)가 내한,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원래 「베르디」가 「실러」의 희곡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 「돈 카를로」는 처음엔 5막짜리였으나 그후 4막으로 개작했는데, 자신은 다시 2막7장으로 재구성해 극적 긴박감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연하는 한국 성악가들은 지난 74년 『라보엠』이나 77년 『돈 카를로』공연을 연출하기 위해 내한했을 때 이미 함께 오페라무대를 꾸며본 적이 있어서 전혀 낯설지 않다며 『열심히 연습하는 자세라든가, 강한 목소리와 탐구심은 매우 높이 살만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변하는 템포를 제대로 좇아오지 못하고 지휘자를 보면서도 성악가들이 자신들의 기분대로 노래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털어놓기도. 또 음악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음정·박자 등에도 미흡한 점들이 엿보여 한국 음악교육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느낀다며 사ANT 조심스런 표정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무대 장치 디자이너 「고바야시·유진」, 의상디자이너 「오가타·기쿠코」와 함께 지난달 19일 내한,『동양인들이 만드는 서양오페라의 수준을 보여주겠다』며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코리언심퍼니(지휘 박은성), 국립합창단과 부천시립합창단(지휘 나영수)이 참가하며 「돈·카를로」에 최원범·박성원씨, 「필림」왕에 김원경·오현명씨, 「로드리고」에 김성길·박수길씨, 「엘리자베스」역에 정은숙·이규도씨 등이 출연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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