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한국발전 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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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태우 대통령은 13일 아-태 4개국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국내정국의 악화로 이번 정상회담이 제대로 알려지고 평가받지 못한 점에 다소 아쉬운 듯한 표정.
노 대통령은 『이번에 나와보니 국내에서 의례적으로 외국정상들을 만날 때와는 달리 국가원수끼리 가슴을 열고 신뢰구축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됐다』며 『4개국 정상들이 모두 자기나라의 체면이나 위신에 관련된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
그는 또 『이번에 만난 국가원수들로부터 서울올림픽 전에는 데모 등 한국의 국내문제가 걱정이 되었으나 올림픽을 치르는 것을 보고 괜한 걱정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어떤 지도자는 갈등과 열기가 오히려 한국의 발전을 촉진하는 강점이라고 하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고 소개.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제발 눈을 세계로 돌리고 정책도 국제화해 내연하는 에너지를 적절히 바깥으로 연소시켜야겠다』고 강조하고 『없는 집에 형제자매가 오글오글 모여있으면 싸움을 하지만 떨어져 있으면 그립듯이 이번에 보니 우리 교민과 근로자 모두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당당한 모습에서 우리의 성취와 저력에 대해 무한한 보람과 희망을 느꼈다』고 피력.
그는 또 『정치문화의 차이에 따라 나라마다 지도자상과 통치이념이 다르더라』며 『이들 지도자들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발전을 하면서도 왜 그렇게 불만세력의 소요가 그치지 않느냐고 물을 때마다 쓴웃음을 지었다』고 소개하고는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앞장서 실천하는 개혁가이며 국리민복을 증진하는 경영자가 되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보루가 되어야한다』는 대통령 학을 개진. 【반다르 세리 베가완(브루나이)=전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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