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KGC인삼공사, 10년 만에 컵대회 정상

컵대회 정상에 오른 KGC인삼공사.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KGC인삼공사가 10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MVP 최은지 양팀 통틀어 최다인 32득점

KGC인삼공사는 12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대회 결승에서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2(25-27, 25-222, 25-27, 31-29, 16-14)로 이겼다. 인삼공사는 KT&G 시절인 2008년 이후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 최우수선수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2점을 올린 최은지(KGC인삼공사), MIP는 이소영(GS칼텍스), 라이징스타상은 박민지(GS칼텍스)가 차지했다.

1세트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인삼공사는 최은지를 중심으로 공격했고, GS칼텍스는 표승주가 공격을 이끌었다. GS칼텍스는 26-25에서 김현정이 채선아의 공격을 가로막아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초반 흐름은 인삼공사가 잡았다. 채선아의 오픈공격과 서브득점으로 기세를 올린 데 이어 최은지와 한송이의 블로킹까지 터지면서 6-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GS칼텍스의 반격도 매서웠다. 이소영과 안혜진의 공격이 터지면서 22-23, 한 점 차까지 쫓았다. 하지만 인삼공사엔 한수지가 있었다. 한수지는 이동공격에 이어 다이렉트 공격까지 성공시켜 2세트를 마무리했다.

12일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결승에서 작전 지시를 하는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3세트에선 GS칼텍스의 뒷심이 돋보였다. GS칼텍스는 22-24에서 이소영과 박민지의 연속 득점으로 듀스를 만들었다. 이소영의 서브에이스로 역전까지 성공한 GS칼텍스는 김현정의 속공이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판독으로 득점을 따냈다. 이어 최은지의 공격이 벗어나면서 3세트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4세트 승자는 인삼공사였다. 인삼공사는 한수지의 블로킹과 최은지의 공격을 앞세워 듀스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5세트에선 인삼공사의 집중력이 한 수 위였다. 인삼공사는 줄곧 끌려갔지만 해결사 최은지를 앞세워 꾸준히 추격했다. 90년생 이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GS칼텍스는 포지션 폴트를 두 번이나 범하면서 무너졌다.

이번 대회에선 외국인선수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들이 불참했다. 상대적으로 인삼공사는 전력 공백이 적었다. 하지만 부담은 그만큼 컸다.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은 "'우리 팀은 대표선수도 없구나'란 마음 대신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길 원했다. 컵대회 우승에도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서 감독의 바람은 이뤄졌다. FA로 영입한 최은지는 공격의 중심으로서 이번 대회 최다 득점을 올렸다. 리베로 오지영은 단단한 수비를 펼쳤고, 채선아도 스파이크서브 장착에 성공했다. 알레나가 가세하는 정규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줬다.

대회 MVP에 오른 KGC인삼공사 최은지. [사진 한국배구연맹]

한편 처음으로 분리개최된 여자부 컵대회는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와 외국인선수가 불참했지만 정규시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11일 열린 준결승 첫 번째 경기 KGC인삼공사-현대건설전은 0.87%, 두 번째 경기 흥국생명-GS칼텍스전은 1.18%를 기록했다. 지난해 남녀부가 함께 치러진 컵대회 평균시청률(0.69%), 2017~18 V리그 여자부 평균시청률(0.79%)을 뛰어넘었다.

관중동원도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7년 11일 동안 열린 21경기 총관중은 2만1617명, 1일 평균 1965명이었다. 여자부 경기만 열린 이번 대회(8일, 15경기)에선 총관중(1만6414명)은 줄었으나 1일 평균은 2052명으로 늘어났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보령시에서 열렸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였다.

보령=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