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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12개 보에서 녹조 발생…낙동강 상류 댐 방류도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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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경남 함안군 창녕함안보 인근 낙동강이 녹조 현상으로 초록빛을 띠고 있다. 이 지점은 지난 1일부터 조류경보 '경계'가 발령됐다.[연합뉴스]

9일 오후 경남 함안군 창녕함안보 인근 낙동강이 녹조 현상으로 초록빛을 띠고 있다. 이 지점은 지난 1일부터 조류경보 '경계'가 발령됐다.[연합뉴스]

낙동강 창녕함안보와 금강 백제보 등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2개 보에 녹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낙동강의 상류 댐 방류를 통해 녹조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2일 환경부는 조류경보제를 운영하는 전국 주요 상수원과 친수 활동공간 28곳 가운데 이날 현재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과 창녕함안 지점 등 2곳에 '경계' 단계, 낙동강 칠곡지점과 경북의 영천호·운문호·안계호, 금강 대청호 등 5곳은 '관심' 단계 경보가 발령 중이라고 밝혔다.

'관심' 단계는 유해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 세포 수가 mL당 1000개 이상으로 2회 연속 관찰이 됐을 때, '경계' 단계는 세포 수가 mL당 1만개 이상으로 2회 연속 관찰됐을 때 발령된다.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100만개 이상으로 2회 관찰되면 '조류 대발생' 단계가 발령된다.

낙동강 창녕함안 최근 3년 중 '최악 '

강정고령 지점의 경우 지난 9일 채수한 시료에서 mL당 1만8741개의 남조류 세포가, 같은 날 채집한 창녕함안 지점 시료에서는 mL당 5만9489개가 관찰됐다.

특히, 창녕함안 지점의 경우 지난 6일 시료에서는 mL당 12만개 이상 관찰돼 201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낙동강 창녕함안보에서 관찰된 녹조. 남조류가 융단처럼 깔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낙동강 창녕함안보에서 관찰된 녹조. 남조류가 융단처럼 깔려 있다. [연합뉴스]

이와는 별도로 4대강 16개 보 대표지점(보 상류 500m 지점)에서 녹조 발생 여부를 조사한 결과, 10개 보에서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경계' 단계 수준이었고, 2개 보는 '관심' 단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 단계를 보인 곳은 낙동강 구미·칠곡보였다.
한강 수계의 강천·여주·이포보와 영산강 승촌보에서는 녹조가 관찰되지 않았다.

금강 백제보에서는 지난 6일 남조류 세포가 mL당 39만8820개까지 관찰됐으며 9일 시료에서도 13만2150개가 관찰됐다.

창녕함안보의 경우 조류경보제 관찰지점이 아닌 보 대표지점에 지난 6일 측정했을 때는 남조류 세포 수가 71만5993개, 지난 9일에는 51만7616개가 관찰되기도 했다.

짧은 장마와 폭염…남조류 번식 부추겨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9일 오후 경남 창녕군 창녕함안보의 수문 인근이 녹조 현상으로 초록빛을 띄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 조류경보 '경계'를 발령중이다. [뉴스1]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9일 오후 경남 창녕군 창녕함안보의 수문 인근이 녹조 현상으로 초록빛을 띄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 조류경보 '경계'를 발령중이다. [뉴스1]

환경부는 이처럼 녹조가 심각하게 발생한 것과 관련, 올여름 짧은 장마로 강수량이 부족한 데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온이 상승해 남조류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본류의 경우 지난 3년과 비교했을 때 체류 시간이 가장 길고, 31도를 웃도는 수온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청호 본류는 수온이 상승했으나 남조류가 필요로 하는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줄어 조류 발생이 예년보다 늦은 편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상수원인 한강 팔당호에도 조류 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회 연속 '유해 남조류 세포 mL당 1000개 이상' 기준을 초과하면 관심 단계를 발령하는데, 팔당호와 한강 하류 서울 구간은 아직은 1회만 초과한 상태다.

지난 6일 팔당호 댐앞에서는 mL당 1489개, 팔당호 삼봉 지점에서는 1930개가 관찰됐다.
한강 하류 서울 성산대교 지점에서는 남조류가 mL당 3만4450개까지 번식했다.

"수돗물 수질은 아직 문제 없어 "

10일 오후 서울 성산대교 북단 한강에 녹조가 적체되어 초록 물감을 풀은 듯한 한강 수에서 젊은이들이 제트스키를 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실시한 한강 서울구간 조류측정에서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이 올해 첫 조류경보기준치를 초과했다고 9일 밝혔다. [뉴스1]

10일 오후 서울 성산대교 북단 한강에 녹조가 적체되어 초록 물감을 풀은 듯한 한강 수에서 젊은이들이 제트스키를 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실시한 한강 서울구간 조류측정에서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이 올해 첫 조류경보기준치를 초과했다고 9일 밝혔다. [뉴스1]

환경부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조류경보가 발령된 낙동강과 대청호 등에서 수돗물 수질을 주 1~3회 검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전혀 이상이 없다"며 "조류 독소는 검출되지 않았고, 맛·냄새를 내는 지오스민과 2-MIB는먹는물 감시기준인 0.02ppb보다 훨씬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9일 낙동강유역환경청 주관으로 '수질관리협의회'를 개최하고, 낙동강 녹조 완화를 위해 25일 이전에 안동·임하·합천댐을 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낙동강 홍수통제소와 국립환경과학원이 함께 댐 방류 시나리오 별로 녹조 저감 효과를 예측하고 있으며, 최적의 시나리오를 골라 25일 이전에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금강 수계에서도 대청호 녹조 발생지역인 문의 수역(6일 mL당 남조류 세포 8036개)에서 취수하는 청주 지북정수장을 13일 합동 점검하고, 14일에는 '수질관리협의회'를 개최해 취수·정수대책과 오염원 관리 현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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