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도 수시 1·2차 적극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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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수생의 어머니로부터 재수생이 수시에서 불리한지,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는지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학생이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생각하나요?""제 아이는 고려대 경영대학을 생각하고 있으나 저는 인문학부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합니다.""고려대라면 수시.정시 모두 재학생.재수생 구분 없이 공개 경쟁하는 대학이므로 수시든 정시든 전혀 불리하지 않습니다."이런 상담에 이어 어머님은 수시로 갈 것인지 정시로 갈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분 등에 대해 상세하게 컨설팅을 의뢰해 왔다.

우선 대표적인 학교로 고려대와 한양대는 수시와 정시 모두 재학생.재수생 구별 없이 공개 경쟁을 통해 선발한다. 연세대는 수시2와 정시에서만 재수생을 선발한다. 서울대는 수시2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는 재학생만을 선발하지만, '특기자전형'에서는 재학생.재수생 공개 경쟁으로 선발한다. 이렇게 재수생 지원 자격 제한은 대학마다 다르다. 또 같은 대학이라도 선발하는 전형에 따라 제한 여부가 다르다. 그리고 재수생이 고려대를 목표로 할 경우, 언어.수리가 통합된 통합논술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올해의 합격 여부를 좌우할 수 있음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보통 재수생을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들과 재수생의 학부모들은 수시 응시를 위한 대학별 고사 준비 과정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므로 수능을 준비할 공부시간이 모자라게 된다. 만약 수시에 불합격할 경우 수능 준비가 부족해 정시마저도 포기해야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단 하루뿐인 수능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 오히려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본다. 수능은 그 해의 시험 난이도, 당일 수험생의 컨디션, 긴장으로 인한 실수 등 여러 가지 돌발 변수들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 재수생을 자녀로 둔 부모님의 경우라면 다음의 실제 사례를 보면서 미리부터 수시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방법 여하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신문방송 관련 학과가 목표라며 컨설팅을 의뢰했던 재수생 K군. 다니던 재수생 학원의 커리큘럼이 오전에는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중요과목 수업이고, 오후에는 사탐이나 과탐 등 선택 과목을 택하거나 국어.영어.수학 온.오프라인 보충수업으로 짜여져 있었다. K군은 오후 자습시간을 활용해 본인의 목표 대학인 고려대학교 대비 논술 수업을 들었다. 이러한 준비를 통해 K군은 정시가 아닌 수시1차로 고려대 언론학부에 합격했다.

또 다른 재수생 L양은 연세대 진학을 희망했다. 연세대는 수시1차에서 재학생만을 선발하기 때문에 L양은 수시2를 준비하며 참고 기다렸다. 물론 L양도 K군처럼 오후 시간을 할애해 심층면접을 집중적으로 준비했고 결국 수시2에서 사회학과에 합격했다.

같은 대학을 지원하더라도 단 한 번의 기회인 정시만을 노리고 준비할지, 또 다른 기회인 수시1.2차까지 노리고 준비할지는 재수생과 그 학부모님의 선택 사항이다. 그러나 나는 재수생들에게 전략을 잘 짜서 수시1.2차의 기회까지 적극 노려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정시 선발 인원 수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더욱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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