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증언 대질불가피|"청와대지시…이제와서 뒤집어 씌우기냐" 김씨|"김사장이 직접제의…전씨에게 아부한 것"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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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노량진수산시장 경영권 강제인수를 둘러싸고 당시 서울시장 김성배씨와 청와대 민정비서관 손진곤씨(현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진실을 가리기위한 대질신문이 불가피 하게됐다.
김전시장은 『당시 청와대의 압력에 의해 운영권을 포기토록 한것』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으나 손고법부장은 『김시장이 전씨에게 잘보이기 위해 스스로 상납했던것』이라고 밝히고있어 진상이 아리송한 실정.
결국 검찰 수사가 진실을 밝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두 사람의 형사처벌 문제가 얽혀있어 당분간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배 당시 서울시장주장=당시 청와대비서관이던 손진곤·김영진비서관이 수산시장건으로 함께 시장실로 찾아왔었다. 이때 이들이 구체적으로는 나에게 주문한 사실이 없고 세부사항은 강병수산업경제국장을 불러 지시한 것으로 알고있다. 이때 분위기로 보아 청와대측의 압력을 실감할수 있었기 때문에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을수밖에 없었다.
최근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전기환씨가 서정희총경을 보내 만나자고 해 갔더니 전씨가 『당신이 그때다 알아서 한것 아니냐』고 다그쳐 어이가 없어 그냥 나왔다.
검찰에 출두해서도 새벽3∼4시까지 청와대관련 부분은 일체 함구했으나 당시 부하이던 강병수국장등과 대질시키고 검사가 『공갈죄로 구속시키겠다』는등 으름장을 놓은데다 이미 부하직원들의 조사과정에서 이들의 개입사실이 드러난것을 알았기 때문에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
손씨의 주장과 서총경의 설득내용등으로 미루어 전씨측에서는 이사건을 청와대관련부분은 도려내고 모든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각본을 짠듯한 느낌이 든다.
◇손진곤 당시 청와대민정비서관주장=김전시장은 83년2월초 서울무교동 전씨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전씨에게 운영권인수를 적극 제의한 것으로 알고있다.
김씨의 이같은 제의는 김씨가 전씨에게 장보이기위한 것이거나 전씨로부터 입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것으로 생각한다.
청와대민정비서실팀은 83년4월하순 「전씨일족, 수산시장인수로 물의」라는 내부첩보를 받고 즉시 수석비서관이던 이학봉씨와 상의, 0이를 만류했었다.
그러나 전씨가 『김시장이 두번이나 찾아와 대리경영방법까지 제시하며 간곡히 시장인수를 권유해 수락했다. 모든 행정절차및 법적처리가 다 됐으니 걱정말라』고 자신있게 말해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
그런데 5월초 수산시장인수를 싸고 물의가 일고 있다는 첩보가 올라와 당시 서울시산업경제국장 강병수씨를 청와대로 불러 『담당국장이 무얼 하길래 물의가 생기느냐』고 꾸짖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며칠후 강국장이 『쌍방간 보상문제가 원만히 합의돼 인수문제가 타결됐다』는 보고를 해와 더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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