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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러면 없애버린다” 두테르테의 살벌한 경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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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두테르테 대통령(왼쪽)이 필리핀 대통령궁으로 부패 경찰관들 100여명(오른쪽)을 불러 경고하고 있다. [필스타 글로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지난 7일 두테르테 대통령(왼쪽)이 필리핀 대통령궁으로 부패 경찰관들 100여명(오른쪽)을 불러 경고하고 있다. [필스타 글로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마약에 이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범죄에 연루된 경찰들을 불러 놓고, "계속 그러면 너희를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했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각종 범죄에 연루된 경찰 100여명을 대통령궁 앞에 불러 놓고 욕설을 섞어가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통령궁에서 두테르테에게 직접 협박 받은 경찰은 강간·납치·강도 등의 사건에 연루돼 행정 및 형사 소송에 휘말린 현직 경찰들이다.

그는 부패 경찰들을 향해 "계속 그러면 정말 너희를 없애버리겠다"라며 "일부 경찰관이 연루된 사건은 재검토할 것이다. 하지만 특별 기관이 여러분을 평생 지켜볼 것이며 사소한 실수라도 저지르면 바로 없애버리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부패 경찰 가족들을 향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처벌이 내려져도 나를 찾아와 인권이나 절차를 논하지 말라. 나는 이미 여러분에게 경고했다"고 으름장을 놨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욕설을 섞어가며 부패 경찰들을 질타하는 장면은 현지 TV를 통해 필리핀 국민에게 생중계됐다.

지난 2016년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무자비한 단속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4500명 이상이 재판 없이 사살됐다.

마약과의 전쟁에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부패 경찰에 눈을 돌렸다.

특히 마약 단속 과정 등에서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경찰이 뿌리까지 썩었다며 마약 단속 과정에서 제외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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