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IT 수출주에 '단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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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이제는 원-엔 환율의 향방에 주목하라'.

8일 원-달러 환율 930원이 무너졌지만 원-엔 환율은 3월 이후 최고치인 100엔당 831.09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엔화 대비 약세로 돌아서면서 정보기술(IT) 업종과 운수업종 등 대표적 수출주들의 투자 전망이 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기업의 수익성 악화 우려는 여전하지만 국제 시장에서 일본 제품 대비 국내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의 주가가 모두 오르며 코스피 지수는 사상최고치에 근접한 채 마감했다.

한국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엔화 강세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원-달러 하락은 이미 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엔화 강세가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2004년 이후 엔화 약세로 인해 IT와 자동차 업종의 위축이 심했지만 상승 반전이 예상되는 만큼 IT종목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화 상승으로 수혜를 받는 것은 대형주 중심의 일부 종목뿐이라며 신중한 투자를 권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자동차 등 대형 수출기업은 일본 기업과 직접적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어 원-엔 환율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며 "그러나 중소 수출기업은 일본보다는 중국과 경쟁하는 경우가 많아 원-엔 환율 상승의 실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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