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김형기<경주문화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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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하늘 아래 산 아래
꿈의 씨앗 곱게 뿌려
구름 자락 품에 안고
옷깃도 여미고
갸우숙
바람에 불리듯
빗살로 숨어든다
하품으로 일어서는
햇살 저민 내 그림자
아카시아 핀 들녘을
무심코 걸어가면
계절을
반 바퀴 둘아
능금으로 익는 아침
먼 하늘 한 귀퉁이지켜온 숨결들이
한 차례 읏음으로온밤을 사르고
때때로
멍엉 짖어대는
사립문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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