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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미만 아동 성폭행 땐 최고 사형” 인도, 새 법안 하원 통과

중앙일보

입력

1월 인도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8세 무슬림 소녀 성폭행·살해 사건과 관련해 범인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대학생. [EPA=연합뉴스]

1월 인도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8세 무슬림 소녀 성폭행·살해 사건과 관련해 범인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대학생. [EPA=연합뉴스]

인도 하원이 12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하면 최고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3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전날 인도 하원은 마네카 간디 여성아동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마련된 ‘아동 성범죄 예방법’을 통과시켰다.

새 법에 따르면 성폭행당한 12세 미만 아동이 이로 인해 사망하지 않더라고, 법원은 아동 성폭행범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최소 형량도 징역 20년으로 늘어났다. 또 12세 미만 아동을 집단 성폭행했을 때에는 종신형이나 사형 중에서만 형을 택할 수 있도록 했다.

16세 이하를 상대로 한 성폭행의 최소 형량은 징역 10년에서 20년으로, 성인에 대한 성폭행 최소형은 징역 7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인도에선 최근 아동을 상대로 한 끔찍한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달엔 인도 첸나이주의킬파우크 지역 경찰이 청각장애를 가진 11세 소녀를 성폭행한 남성 17명을 16일 체포했다. 적게는 20대 초반, 많게는 60대 후반인 가해자들은 지난해 1월부터 지속해서 소녀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1월 인도 북부 잠무 카슈미르 한 마을에선 8세 무슬림 소녀가 숲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최소 3명의 남성이 소녀를 납치·감금하고, 약물을 먹여 수일에 걸쳐 집단 성폭행한 뒤 소녀를 참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에서 아동성범죄는 수치상으로도 증가하고 있다.
인도 공식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2년 8541건이었던 아동성폭행 범죄 건수는 2016년 1만 9765건으로 크게 늘었다. 신고하지 않은 피해 사례를 고려하면 실제 범죄는 더 많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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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BBC는 새 법안이 많은 사람에게 환영받고 있지만, 사형이 실제 아동성범죄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일지 의문을 제기하는 활동가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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