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수온 상승과 제트기류 파동이 최악 폭염 불렀다

중앙일보

입력 2018.08.01 14:51

업데이트 2018.08.01 15:55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1일 오후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 부분이 주변 건물에 비해 낮은 온도를 표시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연합뉴스]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1일 오후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 부분이 주변 건물에 비해 낮은 온도를 표시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연합뉴스]

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역대 1위 기록을 세웠다.
이날 39.6도를 기록하면서 종전 최고 기록인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를 경신했다.

이날 기온은 1907년 서울에서 근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다.
이에 따라 8월 폭염까지 감안하면 최악이라는 94년 폭염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7월 전체로는 1994년 폭염에는 못 미쳐
사상초유의 폭염에 지친 피서객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인공 파도를 타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사상초유의 폭염에 지친 피서객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인공 파도를 타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달 하순 서울지역의 최고기온 평균이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됐던 1994년 7월 하순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하순(21~31일) 서울지역 최고기온 평균은 36.2도로 94년 같은 기간의 최고기온 평균치인 35.9도보다 0.3도 높았다.

또, 지난달 하순 서울지역 평균기온은 94년 7월 하순과 같은 31.1도를 기록했다.

[자료 기상청]

[자료 기상청]

7월 하순 서울지역만 보면 2018년 폭염이 94년 폭염을 넘어선 셈이다.

하지만 범위를 7월 전체, 전국으로 확대하면 지난달 폭염은 94년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이날 기상청이 낸 '7월 기상 특성' 자료에 따르면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역대 1위인 94년 28도보다 1.2도 낮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최고기온 평균도 31.6도로 94년 33.3도에 못 미치는 2위를 기록했다.
33도 이상의 폭염일수 역시 94년 7월의 18.3일보다 적은 15.5일로 역대 2위를 차지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8월 폭염까지 고려하면 올 폭염은 94년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크다.

94년의 경우 7월에는 폭염이 극심했지만, 8월에는 폭염이 아주 심하지는 않았으나, 올해는 8월 중순까지도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요동치는 제트 기류가 폭염 불렀다
지난달 26일 영국 남부 브라이튼 해변에서 시민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올 여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영국 남부 브라이튼 해변에서 시민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올 여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올해 한반도를 포함한 북반구 곳곳에서 폭염이 이어진 데는 제트기류의 영향이 컸다.
기상청은 이날 "중위도 제트 기류의 약화로 대기 상층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고기압들이 동서 방향으로 늘어서는 기압 배치가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북미·중동·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폭염과 산불 등 기상 재해가 빈발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기압배치 상황. 북반구 중위도에 걸쳐 고기압들이 늘어서 있다. [자료 기상청]

전 세계 기압배치 상황. 북반구 중위도에 걸쳐 고기압들이 늘어서 있다. [자료 기상청]

특히 북극에 가까운 극 지역의 제트기류는 강화됐지만, 중위도 지역의 제트기류는 평년보다 약화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북위 60~70도의 극 지역 제트 기류가 강화되면서 극 지역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차단했다.
반면, 중위도에서는 제트 기류가 느려지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폭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제트 기류 변화. 북극에 가까운 극지역 제트는 강화된 반면, 중위도 지역의 제트 기류는 약화됐다. 이에 따라 북쪽 찬 공기의 남하는 저지됐고, 중위도 대기 흐름은 느려졌다. [자료 기상청]

제트 기류 변화. 북극에 가까운 극지역 제트는 강화된 반면, 중위도 지역의 제트 기류는 약화됐다. 이에 따라 북쪽 찬 공기의 남하는 저지됐고, 중위도 대기 흐름은 느려졌다. [자료 기상청]

여기에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도 한몫을 했다.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필리핀 해 부근에서 상승기류가 활발했고, 이 상승기류가 한반도 남쪽 해상에서 하강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기상청 노유진 기상전문분석관은 "현재 서쪽에서는 티베트 고기압에 한반도 대기 상층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동쪽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들어와 중하층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 분석관은 "하층에서 상층까지 키가 큰 고기압의 자리를 잡아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데다 강한 일사로 인해 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것"이라며 "지난달부터 열흘 이상 기압 배치가 변하지 않았고, 열이 지속해서 쌓이면서 서울 등의 기온이 크게 올랐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인해 덥고 건조한 동풍이 불어오면서 기온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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