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페미니스트가 볼드모트냐"…KBS 연예가중계, 페미니즘 조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예가중계 페미니스트 조롱 논란 [사진 KBS]

연예가중계 페미니스트 조롱 논란 [사진 KBS]

KBS '연예가중계'가 페미니스트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연예가중계'에서는 가수 DJ DOC와 산이가 나와 리포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산이는 "공연에서 가장 열광하는 연령대와 남녀 성 비율은 어떻게 되느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아무래도 여성분들이 많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이후 리포터는 "우리에게도 물어봐 달라"는 DJ DOC 이하늘의 요청에 똑같은 질문을 던졌고, 이하늘은 이에 "우리도 여성 팬이 많다. 페미니스트 쪽에서"라고 웃으며 답했다. 제작진은 이하늘의 "페미니스트" 발언에 비상 사이렌 소리와 함께 화면에 빨간색을 입혔고, 산이는 "저희 오늘 이거 방송되나요"라고 물었다. 이하늘이 웃으며 "페미니스트가 불법 단어는 아니지 않으냐"고 말하고, 이에 제작진은 '한 번 악동은 영원한 악동;;;'이라는 자막을 입힌 후 "잠시 화면 조정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며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전경 화면을 삽입했다.

출연진은 '페미니스트' 자체를 조롱 조로 언급하고, 제작진 또한 '페미니스트' 단어 자체가 언급해선 안 될 논쟁적인 단어인 양 인식해 편집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연예가중계 시청소감 게시판 [사진 홈페이지 갈무리]

연예가중계 시청소감 게시판 [사진 홈페이지 갈무리]

방송 후 시청 소감 게시판 등에서는 "페미니스트를 조롱하지 말라"는 비판의 글이 이어졌다. 한 시청자(구**)는 "인권 운동을 조롱하고 있다"며 "KBS가 공영방송 타이틀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한**)는 "페미니스트가 볼드모트냐"며 "페미니스트를 조롱하는 식으로 말한 것도 이해가 안 되고, 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말했다고 경고음 울리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워낙 돌출 발언을 많이 하는 인물이다 보니 그 정도 선에서 말을 끊으려고 한 것일 뿐 절대 가치 판단을 하고 의도적으로 편집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연예가중계'는 배우 이서원이 동료 연예인을 성추행한 혐의를 보도하며 일베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을 비하하며 가공한 사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또 같은 날 방송에서 러시아 월드컵 로고가 어떻게 일베에 의해 조작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래 로고로 제시한 이미지가 일베에 의해 조작된 로고 이미지인 것이 밝혀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