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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배에 남아도는 일자리…경제가 끌어올린 아베 3연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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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 31일 일본 총무성은 "6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4만명 증가한 6687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한 취업자수가 66개월 연속 플러스(+)였다. 일할 의사가 있지만 취업하지 못한 완전 실업자는 전년도 같은 달 보다 24만명 줄어든 168만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97개월 연속 감소다. 구직자 대비 구인자의 비율(유효구인배율)은 5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1.62였다. 1974년 1월 이후 최고수준이다.

자민당 총재 3연임이 유력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자민당 총재 3연임이 유력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2."미래에 부담이 늘 것 같은 분야는 미리 (정책을)바꿔 재정건전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한가지 명심할 건 경제성장 없이 재정건전화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최측근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일본 취업자수 66개월째 플러스,구인배율 최고치 #경제실적으로 무장한 아베, 적수없는 3연임 확실 #20대와 기업들이 지지기반,기업 70% "아베 지지" #사토와 나카소네가 그랬듯 아베 5년간 주가 2배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경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국가채무는 그에게도 짐이다. 아사히 신문은 "향후 3년간 경제성장을 계속하면서도 한편으론 세출 삭감을 통해 재정건전화를 장기 정권의 업적으로 남기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을 앞두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시선은 이미 경선 승리 이후의 경제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 정계에서 아베 총리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교도통신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선 "9월20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의원이 405명 중 70%를 넘는 310명이었다. 도전자인 이시다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의 지지세(24명)와 비교하면 일방적 판세다.
 모든 일본 언론들이 아베 총리의 3연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숱하게 터진 사학재단 스캔들,재무성의 관련 문서 조작,아베 총리의 인물됨과 권력 운용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변수가 되지 못했다.

아베노믹스와 일본 경제의 선전은 아베 총리의 3연임 가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중앙포토]

아베노믹스와 일본 경제의 선전은 아베 총리의 3연임 가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중앙포토]

많은 일본내 전문가들은 그 독주의 원인을 경제적 측면에서 찾고 있다.
"기업가,취업을 앞둔 젊은층 등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베 총리의 롱런을 내심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보이지 않는 힘이다"(일본 유력 언론사 고위 간부),"일본인들에겐 두 가지 컴플렉스가 있다. 경제적으로는 ‘잃어버린 10년,2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 정치적으로는 잦은 총리 교체로 인한 정권의 불안정인데 아베 총리는 그 두 가지를 모두 해소하고 있다"(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분석들이다.

각종 여론조사 수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젊은층,특히 취업활동이 활발한 20대에서 가장 높다.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52%였지만, 20대에선 63%에 달했다.

지난 4월 ‘로이터 기업조사’가 자본금 10억엔 이상의 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답신을 한 220개 회사중 73%가 "아베 총리의 3연임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권에 가장 비판적이라는 아사히 신문의 7월 조사에서도 "경제 실적을 평가한다"는 응답(59%)이 60%에 가까웠다.

아베 총리 역시 이런 여론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 중요한 고비고비때마다 개헌 등 정치이슈 대신 "일본 경제는 확실히 전진하고 있다"며 경제분야의 성과를 앞세운다. 지난 20일 정기국회 폐회 기자회견에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회견시간 30분중 절반 이상을 경제분야로 채웠다.

아베 총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증가 추세도 아베노믹스의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서승욱 특파원

아베 총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증가 추세도 아베노믹스의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서승욱 특파원

"지난 5년간 명목 GDP는 56조엔 늘었고,11.3% 성장했다. 정규직의 유효구인배율은 통계 개시 이후 최고다. 5년반 전엔 100명당 50명분의 일자리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110명분이 됐다. 기업들 4분의 3에서 3%의 임금 인상이 실현됐다. 혁신에 도전하는 기업을 위해 법인세 부담을 20% 내렸다…."

치안 악화를 우려한 보수층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호개방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건 달라진 아베 총리의 모습이다. 일손부족에 허덕이는 상공업자들을 위해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의 의견과는 다른 결단을 내렸다.

닛케이는 "전후 역대 총리 재임기간 1위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5위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등 장기 정권들의 공통점은 경제 안정"이라며 "주가와 국내총생산(GDP)이 내각 발족때 보다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사토 전 총리는 재임중 닛케이평균주가를 3.07배로,실질 GDP를 2배로 키웠다. 나카소네 전 총리도 주가를 2.88배로,GDP는 1.25배로 만들었다.

현재 아베 총리의 재임일수는 전후 총리들 중 3위다. 총재 3연임에 성공해 총리 임기 3년을 다 채우면 1위에 오른다. 그가 정권을 탈환한 2012년 12월 26일 10230이던 닛케이주가는 현재 22500으로 약 2.2배가 됐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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