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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보물’ 살리기 이색운동 나선 김도영 도예가

중앙일보

입력

도예가 김도영씨. 전익진 기자

도예가 김도영씨. 전익진 기자

“동두천을 관통해 흐르는 신천은 동두천의 보물입니다. 시내와도 맞닿아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이 보물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아 왔습니다. 과거 수질오염의 대명사였고, 아직도 수질 개선이 완전히 되지 않아서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이 갖춰졌지만 찾는 시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버려진 공간에 그래피티 명소 추진 #강변도로 교각 아래 활용방안 찾아 #137개 공간에 그래피티 상설 전시 #내년 초 공모전과 아트 페어 개최 #“신천을 한강과 같은 문화명소로”

경기도 동두천에서 활동하는 도예가 김도영(59)씨는 요즘 ‘신천의 기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강을 모델로 삼고 있다. 신천도 한강처럼 시민들이 찾는 문화 휴식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과 손잡고 팔을 걷어붙였다. “핵심은 동두천시 보산동·생연동 신천변 강변도로 하부 공간을 ‘그래피티 명소’로 만드는 방안입니다.”

도예가 김도영씨. 전익진 기자

도예가 김도영씨. 전익진 기자

내년 3~4월 동두천시 신천에서 개최 예정인 ‘그래피티 아트 페어’ 조감도. [사진 김도영]

내년 3~4월 동두천시 신천에서 개최 예정인 ‘그래피티 아트 페어’ 조감도. [사진 김도영]

신천변 강변도로 아래에는 가로 8m, 세로 5m, 길이 1096m의 공간이 있다. 방치된 강변도로 하부공간 벽면에는 미군들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 같은 조잡한 그래피티 10여 점이 그려져 있다. 조명도 안 돼 밤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다.

김 작가는 “이곳을 내년 초까지 국내 유일의 ‘그래피티 작품 상설 전시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3∼4월 ‘세계 그래피티 공모전’과 ‘그래피티 아트 페어’를 연이어 열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공모전에 출품된 우수한 작품으로 강변도로 아래 교각 138개 사이 137개 공간 벽면을 그래피티 상설 작품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예산 6억원 소요되는 이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경기도·동두천시와 각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3~4월 ‘그래피티 아트 페어’가 개최되는 동두천시 신천변 강변도로 하부공간. 전익진 기자

내년 3~4월 ‘그래피티 아트 페어’가 개최되는 동두천시 신천변 강변도로 하부공간. 전익진 기자

내년 3~4월 동두천시 신천에서 개최 예정인 ‘그래피티 아트 페어’ 조감도. [사진 김도영]

내년 3~4월 동두천시 신천에서 개최 예정인 ‘그래피티 아트 페어’ 조감도. [사진 김도영]

“그래피티는 최근 들어 낙서가 아닌 예술 분야로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엄연한 대중 미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죠. 사실 국내 그래피티 확산에는 동두천에 반세기가 넘도록 주둔한 주한미군의 영향도 크다고 봅니다. 미 2사단 캠프 케이시 등 미군 부대와 인접한 동두천 강가에 전문 작가의 그래피티 작품을 특화해 상설 전시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그래피티 명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그래피티 작품 전시공간에서 버스킹, 작은 음악회, 플리마켓, 공예체험, 비보이·국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연과 생활 장터 등도 상시로 열 계획이다. “신천이 문화명소가 되면 맞닿아 있는 동두천시 보산동·생연동 관광특구 내에 조성 중인 ‘디자인아트빌리지’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아트빌리지는 동두천시가 미군 철수로 문을 닫고 있는 미군 클럽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도심재생사업의 하나다. 시는 도예·가죽·수제화·니트·금속·목공 공예공방 거리로 변모시켜가고 있다. 현재 39개 공방이 입주했다.

내년 3~4월 동두천시 신천에서 개최 예정인 ‘그래피티 아트 페어’ 조감도. [사진 김도영]

내년 3~4월 동두천시 신천에서 개최 예정인 ‘그래피티 아트 페어’ 조감도. [사진 김도영]

도예가 김도영씨. 전익진 기자

도예가 김도영씨. 전익진 기자

“신천에 그래피티 전시장이 완성되면 중랑천을 따라 한강으로 이어진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서울 사람들이 신천으로 몰려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뿐 아니라 신천이 관광명소로 바뀌면 지자체와 지역 제조업체의 관심도 높아져 신천의 수질과 주변 환경도 개선되는 부수효과도 뒤따르게 될 것입니다. 1석 3조 효과를 거둘 수 있죠.”

동두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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