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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등판 백운규 장관 "전력수급 이상無", 그래도 계속되는 불안 2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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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급 불안으로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전력 수급계획과 전망, 그리고 대책에 대해 소상히 국민께 밝혀드리기 바란다”고 주문하자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수급불안과 탈원전 논란 적극 해명 #①기상청 예보 틀리면 전력수급도 예측 실패 #②비싼 LNG 전기 사야해 전기료 인상 가능성도.

백 장관은 25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탈(脫)원전 정책 때문에 전력 수급 차질이 빚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이번 폭염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하거나 정비기간을 늦추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원전을 포함한 모든 발전소의 정비 일정은 하절기에 맞춰 지난 4월부터 이미 확정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백운규 장관[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산업통상자원부]

전력 수급과 관련해선 “1994년이 최고로 더웠던 해였고 당시 예비율이 2.8%까지 떨어졌다”며 “그에 비하면 예비력이 충분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5시 최대전력수요는 9040만㎾로 사흘 연속 9000만㎾를 넘었지만, 전날보다는 줄었다. 최고 예비력은 890만㎾, 예비율도 9.8%로 전날보다 사정이 좋아졌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25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구청 내 노천 족욕탕에서 어르신들이 40도가 넘는 온천물에 족욕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어르신들은 온천물에 족욕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나면 시원해진다며 이열치열을 이야기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2018.7.25.송봉근) [중앙포토]

폭염 경보가 내려진 25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구청 내 노천 족욕탕에서 어르신들이 40도가 넘는 온천물에 족욕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어르신들은 온천물에 족욕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나면 시원해진다며 이열치열을 이야기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2018.7.25.송봉근) [중앙포토]

정부의 설명에도 남아 있는 불안 요소는 두 가지다. 우선 잘못된 수요 예측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일기예보가 빗맞으면 수요예측도 같이 틀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부는 ‘6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7월은 비슷할 것’이란 기상청 예보를 참고해 여름 전력수급 대책을 세웠다. 그러나 막상 결과는 어긋났다. 백 장관도 “기상청 예상과 달리 장마가 일찍 끝나고 7월 폭염이 시작됐다”며 수요예측이 빗나갔음을 인정했다.

문제는 오는 8월~10월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8월과 10월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9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됐다. 만일 9월에 기온이 치솟으면 이번 7월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 2011년 블랙아웃 사태도 ‘숨은 여름’인 9월에 벌어졌다.

둘째는 잘못된 전력수요 예측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전력을 싸게 공급하려고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ㆍ석탄 발전소를 우선 가동한다. 수요가 많아지면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전기를 산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LNG 발전소 관계자는 “평소에는 30~40%를 유지하던 이용률이 최근에는 60% 선까지 올라왔다”라고 전했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전은 바로 가동하고 싶어도 정상 출력까지 3~5일이 걸리므로 결국 발전가격이 비싼 LNG 등으로 수요를 맞춰야 한다"면서 "한전 입장에선 구매비용이 올라가고, 전기료 인상 요인이 된다"고 짚었다.

주택용 전기 누진제에 대한 불만이 쌓인 가운데 전기료 인상 압박까지 겹친다면 ‘폭염 피로감’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누진제 개편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백 장관은 “누진제는 2년 전 한 번 수정한 것”이라며 “이번과 같은 폭염 영향까지 면밀히 고려해 필요하다면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ㆍ장원석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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