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고려대 총장, 연세대서 강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연세대에서 아주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이 학교의 '맞수'인 고려대의 어윤대 총장(사진)이 '글로벌 리더십,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한 것이다. 어 총장은 연세대 리더십센터 초청으로 3일 오전 11시 연대 상경대학에서 500여 명의 교수와 학생들을 상대로 한시간 동안 특강했다. 고려대나 연세대 총장이 상대방 학교에서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현직 대통령들도 모셔봤지만 오늘만큼 흥분되고 기쁜 날은 없었다"는 리더십센터 소장 양승함 교수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어 총장은 "연대 개교 121주년인 13일 명예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나도 여러분의 동문이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어 총장은 "지식 산업의 기반인 대학의 중요성은 커졌지만 국내 대학 경쟁력은 60개국 중 52위에 그치고 있다"며 "5년 안에 202개의 4년제 대학 중 4분의 1은 문을 닫거나 합병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등록금이 국민 소득에 비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부 지원이 3% 남짓한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어 총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버클리와 서던캘리포니아(USC) 두 대학을 비교하며 "등록금이 3만 달러인 USC가 6000달러인 버클리보다 우수 학생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교육환경 때문"이라며 "등록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교육 환경을 바꿔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덕목으로 '열정' '팀워크' '창의성' '국제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으면서 학생들이 이 부분에 정열을 쏟아줄 것을 당부했다.

리더십센터 특강에는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귄터 블로벨 박사 등이 연사로 나섰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