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활하면 공짜로 땅 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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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부지를 무상으로 분양해 주겠다고 나선 환경운동가가 있다. 주인공은 강원도 평창환경보연합 의장을 맡고 있는 박정렬(33)씨.

朴씨는 자신 소유인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 일대 밭 1만2천여평에 친환경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가칭 자연사랑공동체를 만들기로 하고 집지을 땅을 무상으로 분양해 주겠다고 밝혔다. 朴씨는 1만2천여평 중 7천여평을 가족수에 따라 가구당 1백80평 한도 내에서 50여명에게 분양해 줄 계획이다. 나머지 5천여평은 무공해 농법의 공동 텃밭으로 일궈 생태 학습관을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분양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우선 1년 중 2백일 이상을 현지에 거주하고 주민등록을 이전해야 한다. 또 분양을 받은 뒤 6개월 이내에 집을 지어야 한다. 집은 개인 소유로 등기 등록할 수 있지만 상속하거나 양도할 경우 반드시 당사자를 공동체 회원으로 가입시켜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건축물에 대한 지상권마저 포기한다는 공증을 해야 한다. 朴씨도 1만2천여평의 부지 소유자를 공동체 명의로 바꿀 계획이다.

朴씨는 공동체가 조성되면 텃밭에서 수확한 농산물 판매 대금을 공동 분배하고, 점차적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태학습장 견학도 시킬 계획이다.

현재 신청자는 3명. 朴씨는 신청자가 20명이 되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본격적인 공동체 설립에 나설 방침이다.

평창=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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