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첫 공판서 "주민번호 모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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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대북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비자금 2백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권노갑(權魯甲)전 민주당 고문은 18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權씨는 양복 차림에 비교적 여유 있는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으나 신분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30년생이니 30으로 시작하겠지요"라면서 "뒷 번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주소도 '서빙고동'을 '서빙구'라고 말하고 아파트 이름도 빼놓아 재판장이 이를 정정했다.

이와 관련, 權씨의 변호를 맡은 이석형 변호사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權전고문이 현재 정신적 공황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늦게 넘겨줘 변론 준비를 못했다"는 변호인 측의 요청으로 權씨의 모두(冒頭) 진술도 없이 연기됐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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