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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이브 두산 함덕주 "마무리 뺏기고 싶지 않아요"

중앙일보

입력

두산 마무리 투수 함덕주.

두산 마무리 투수 함덕주.

이젠 리그 정상급 마무리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두산 함덕주(23)가 데뷔 첫 20세이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22일 잠실 LG전 2이닝 막고 시즌 19세이브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잠실 LG전 3-1로 앞선 8회 말, 무사 1·2루가 되자 투수를 교체했다. 셋업맨 박치국이 사흘 연속 등판해 3과3분의2이닝을 던져 등판하기 어려운 상황. 김 감독의 선택은 마무리 함덕주였다. 자칫 장타 한 방이면 단숨에 리드가 날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2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

하지만 함덕주는 단단했다. 유강남을 상대로 함덕주는 5개 연속 변화구를 던져 3루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허경민은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뿌려 병살타로 연결했다. 이어진 타자 정주현은 직구로 윽박질러 3루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9회에도 등판한 함덕주는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20일에도 LG전에서 2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뽑아낸 함덕주는 LG 타선을 완전히 압도했다.

함덕주는 "우타자는 직구-체인지업 투피치로 상대하는데 오늘은 체인지업이 좋아서 의지형이 많이 요구했다. 좀 더 낮게 던지지 못해서 파울이 됐는데 마지막엔 잘 들어갔다. 의지 형 덕분"이라고 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대한 부담에 관해선 "늘 8회에 주자가 있는 상황을 준비한다. 원래 세트 포지션으로 던지기 때문에 주자가 있건 없건 문제가 없다. 1이닝 이상을 던지기도 하지만 확실하게 나갈 때만 준비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

프로 6년차 좌완 함덕주는 그동안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갔다. 올시즌엔 셋업맨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마무리로 낙점된 김강률이 난조를 보이면서 마무리로 돌아섰다. 마무리를 맡은 함덕주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전반기에만 무려 40경기에 출전해 44와3분의1이닝을 던졌다. 후반기에도 호투를 이어가며 벌써 19개의 세이브를 거둬들였다. 함덕주는 "세이브를 하나, 하나 올려서 뿌듯하다. 부담도 됐는데 점점 좋아지니까 재밌다"고 했다. 그는 "못 하면 언제 마무리에서 물러날지 모른다. 기복없이 던지고 싶다. 마무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APBC에 이어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함덕주.

지난해 APBC에 이어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함덕주.

함덕주의 위력적인 투구는 국가대표팀 선동열 감독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이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선발됐다. KBO리그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까지 갖춰 큰 활약이 예상된다. 함덕주는 "APBC에서 잘 못 했다. 지금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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