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탈주 범 수색…신촌은 「계엄지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경찰이 M-16 소총으로 무장한 전경대원까지 동원, 탈주범 수색작업에 나선 14일 밤 서울 신촌로터리 일대는 TV를 통해 탈주 범들이 부근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상인들이 평소보다 1∼2시간 빨리 가게문을 닫는가 하면 행인들도 불안한 표정으로 귀가를 서둘러 비상계엄을 방불.
연세대 앞 독수리 다방 지배인 최영석씨 (37·서울 창천동 86) 는 "탈주 범 소식에 저녁 9시 이후 손님이 부쩍 줄었다"며 평소보다 50분 가량 이른 오후 10시10분쯤 문을 닫았다.
○…탈주 범 손동완 (26)을 검거한 경찰은 검거 직후인 14일 오후 8시쯤부터 서울 신촌일대에 1천여 명의 5분 대기조·기동 대원·사복 형사 등을 배치, 부근 유흥업소 3백90여 곳과 여관·담배 가게·약국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전개.
경찰은 또 부근 창천동·대현동 일대 3천9백여 가구에 대해서도 전경과 방범대원·통반장들을 중심으로 심야 호구조사를 했는데 범인들이 가족들을 협박할 것에 대비, 집 주인을 대문 밖까지 불러내 직접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등 만전을 기하려고 애쓰는 모습.
이 바람에 연대·이대 등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학생들은 경찰 병력이 난데없이 부쩍 늘어난 데 대해 한때 데모가 발생한 것으로 오해하기도.
○…14일 저녁 서울 신촌지역에 나타난 탈주 범 일당과 관련, 갖가지 허위제보가 수사당국에 날아들어 경찰은 물론, 보도진들도 이를 확인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이날 오후 9시20분쯤에는 "창천동 모 스탠드바에 탈주 범 중 미 검자 5명이 은신 중" 이라는 제보가 들어와 출동 소동을 빚었는가 하면 오후 10시40분·11시쯤에는 "탈주 범 3명이 서울 6거29×× 베스타 차를 탈취, 여자 1명을 인질로 잡고 홍익대 쪽으로 달아나는 중" "아현 고가도로에서 탈주 범들이 버스를 인질로 잡고있다"는 제보가 각각 날아들어 경찰이 5분 대기 조와 사이드카 순찰대를 출동시키는 등 한때 큰 소동을 빚기도.
○…14일 저녁 서울 창천동 형제갈비 집 (주인 정전촌·49) 앞에서 탈주 범 중 손동완 (26)이 검거되고 나머지 5명은 부근에 흩어져 달아났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이 일대 창천동·대현동 등에 집이 있는 시민들은 각자 집에 전화를 걸어 가족들의 안부를 묻고 문단속을 단단히 할 것을 당부하는 모습.
특히 TV에 직접 보도된 「형제갈비」와 이웃 「고 박사 냉면 집」 종업원들에겐 지방에서 가족들이 시외전화까지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14일 밤 신촌일대 수색에 나선 경찰은 유독 부근 연대·이대·서강대 등 대학구내 만큼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어 한때 수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경찰은 대학 측과 협의 끝에 대학의 방호원 (수위) 들을 동원, 대학구내 강의실·숲 속 등을 자체 수색케 한 뒤 수상한 사람이 있을 경우만 검거에 나서기로 하는 선에서 범인수색작업을 펼쳤다.
○…탈주 범 손동완 검거 당시 경찰이 좀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강헌·안광술도 검거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수사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표시.
손은 경찰에 쫓기자 만나기로 했던 형제갈비 집 앞을 피해 멀리 달아났다가 추적을 잠시 따돌린 뒤 다시 형제갈비 집 앞쪽으로 와 일당들에게 추격사실을 알린 뒤 서로 반대방향으로 뛰어 달아나다 손만 경찰에 맞닥뜨렸다는 것.
손은 경찰서에서 경찰에 잡히기 직전 지 등이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