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하이메 신 추기경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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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필리핀의 정치적 혼란기마다 평화적 봉기를 주도하면서 독재와 부패로 얼룩진 두 명의 대통령을 하야시켰던 하이메 신 필리핀 추기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노환으로 은퇴했다.

교황청 마닐라 대표부는 이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신 추기경의 사직을 받아들여 후임 마닐라 대교구장직에 인근 라파시의 구아덴시오 B 로살레스 대주교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30년 가까이 마닐라 대교구장을 맡아온 신 추기경은 지난달 31일 주교들의 평균 은퇴 연령인 75세 생일을 맞았다. 그는 지난 몇년간 신장 질환.당뇨병 등을 앓아 왔다.

그는 1986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당시 군 참모차장인 피델 라모스 등을 보호하기 위한 군중집회를 주도, 결국 '피플 파워(국민의 힘)' 혁명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또 2001년에는 부패로 얼룩진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대한 하야운동을 주도했었다.

신 추기경은 26세 때 고향인 필리핀 중부 아클란 지방 인근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주교.대주교를 거쳐 76년부터 추기경으로 봉직했다.

[마닐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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