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터지니까 국민시선 돌리려는 속셈(평민·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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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미 정상회담 20일 될 듯>
○…청와대와 외무부 등 관계부처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미·아-태 지역순방 때 환송·환영행사의 간소화를 통해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준비중.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은 7일 『노대통령의 UN연설, 「레이건」미 대통령 방문에는 공식·비공식수행원을 대폭 줄이고 공항에서의 의전절차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아-태 지역방문 때도 국빈으로서의 공식방문이지만 무리하게 공동성명을 내는 등의 요식적 절차는 가급적 줄이고 그때그때 합의된 사항을 발표하는 등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
이대변인은 『현재 「레이건」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19, 20일 양일 중 하루를 택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는데 「레이건」대통령의 사정이 현재로서는 20일이 될 가능성이 많아 귀국날짜도 자연 당초 21일에서 22일로 하루 늦어질지 모른다』고 설명.

<청와대 독대 후 강경 대책>
○…7일 오후 긴급 소집된 치안장관회의는 마침 이현재 국무총리가 청와대에 올라가 노태우 대통령과 독대한 후 이루어진 것이어서 대학생들의 의원회관 난입사건에 대해 강경한 대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한때 긴장.
1시간 가량 계속된 이날 회의는 이춘구 내무장관의 사건개요 보고, 이종찬 정무제1장관의 민정당 의총보고 등을 듣고 참석자 모두 『이번 사건은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사태』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염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이현구 총리실대변인이 부언.
이총리는 『의원회관을 점거한 것은 바로 국회를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학생들의 일반 데모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고 이정무장관은 『민정당 의총에서 의원직 사퇴이야기까지 나왔다』며 『정부가 엄중히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당 쪽의 심각한 분위기를 전달.

<"눈에는 눈"식 대응은 손해>
○…평민당은 의원보좌관 수사문제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대응하다가는 민정당의 계산에 말려든다고 보고 가급적 국정감사에 주력한다는 방침.
김원기 총무는 8일 『정부·여당의 태도가 의도적이라는 것은 뻔한 것』이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여당이 저지른 비리가 터지니까 그 맥을 끊고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
한편 이상수 대변인은 『유리창을 깨는 정도는 폭력이 아니다고 7일 내 말로 보도된 것은 의원보좌관들이 밀고 당기다 유리창을 깨는 것이 폭력이라 생각지 않는다는 의미였는데 민정당이 보도내용을 확대 해석해 문제 삼는 것은 유감』이라고 자신의 발언을 공식 해명.

<완숙한 정치기대 역행>
○…김영삼 민주당 총재는 8일 오전 의원회관 난입과 국감중단사태와 관련한 긴급확대간부회의를 소집, 『올림픽 때 보여준 성숙한 국민수준에 맞는 완숙한 정치를 펼쳐 달라는 게 국민소망인데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모든 문제는 의회주의에 입각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한다』고 역설.
이날 회의에서 일부 당직자들은 『군사파쇼의 흔적이 민정당 내부에 남아있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으며 민정당이 5공 비리 척결을 의한 국정감사에 쏠려있는 국민의 시선을 딴 데로 돌리려는 얄팍한 행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는 것.

<언론통폐합 왜 빠졌나>
○…공화당은 8일 당직자회의를 열어 국정감사 전반적 평가를 했는데 이종근 부총재는 『문제만 꺼내 놓고 뒷마무리는 못하는 것 같다』며 『소리만 지를게 아니라 증인채택 등 매듭을 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
김용채 총무는 『해외개발공사에서 새마을본부초청 인사에게 여비를 지급한 사건도 내무위에서 2중 지출이 아닌지 확인하는 등 각 상위별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야 3당 협조체제를 더욱 돈독히 해야겠다』고 피력.
문공위소속인 최각규 사무총장은 『언론통폐합 문제는 큰 충격을 준 사건인데도 5공 특위에서 제외됐다』며 『문공위에서 다루긴 너무 큰 사건이니 1차 조사만 하고 별도 특위를 구성하거나 5공 특위에서 다뤄야겠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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