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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관문공항, 굳이 가덕도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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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민선 7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산을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문화·역사가 흐르는 품격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봉근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산을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문화·역사가 흐르는 품격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봉근 기자]

오거돈(69) 부산시장은 부산시장 도전 네 번 만에 당선됐다. 3전 4기(三顚四起)다. 2014년 선거에선 자유한국당 서병수 전 시장에게, 2004년 보궐선거와 2006년 선거에선 허남식 전 시장에게 잇따라 패했다.

오거돈 시장이 밝힌 부산 발전 방안 #시장 되니 신공항 늦출 필요 느껴 #물류 인프라, 금융허브 조성 추진 #남·북방 잇는 해양수도로 만들 것

오 시장 당선으로 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줄곧 보수세력(지금의 자유한국당 계열)이 차지해온 시장 자리를 처음으로 진보계열의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30년 만의 정권교체다. 지난 10일 부산시장실에서 오 시장을 만나 부산 발전계획 등을 들어봤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후보 시절이 아닌 시장 입장에서 이 문제는 한 템포 늦추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평화 시대’ 부산의 위상은 해양과 대륙의 접점이자 환동해·서해 경제권 중심이다. 장래에 러시아 쪽에서 가스관이 내려오는 등 엄청난 사람·물자가 몰려드는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인천공항 외에 유사시에 대처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동남권 관문공항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김해 신공항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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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공항 후보지 가덕도가 아니어도 되나.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이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김해 신공항은 적합하지 않다. 부산·울산·경남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박근혜 정부에서 김해 신공항이 결정된 과정을 재검토하면 (안전문제 등) 허점이 나올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가덕도라고 굳이 주장하고 싶지 않다.”
가덕도가 아니라면 다른 로드맵은.
“일단 부·울·경에서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게 1단계 출발이다. 나아가 대구·경북을 포함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동남권 관문공항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백년대계라는 점에 중점을 둬야 한다.”
공약한 가덕도 신공항의 출구전략인가.
“그렇지는 않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토균형발전, 국가 경쟁력을 위해 ‘안전한 24시간 동남권 관문공항’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거다.”
부산 발전 비전으로 제시한 ‘동북아 해양수도’는.
“국가 발전의 양축은 수도권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권이다. 정치·경제·문화 중심지가 서울임이 틀림없지만, 부산은 앞으로 남·북방 정책의 가교 역할을 할 핵심이어서 부산 발전전략은 서울과 달라야 한다. 서울만 쳐다봐서는 부산 발전 가능성이 없다. 그래서 동북아 해양수도 개념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건가.
“전통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기계산업에 4차 산업혁명을 연계해 혁신의 날개를 달아주고, 관문공항 건설로 항만·철도가 연계된 물류 트라이포트(Tri Port)가 있는 물류중심도시를 조성한다. 최근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기존 부산국제금융센터 고도화 등으로 금융허브를 만들고, 문화·역사가 흐르는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해양수도 건설이다.”
2030년 세계 등록엑스포는 유치하나.
“물론이다. 범시민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서병수 전 시장과 함께했다. 서 시장이 잘한 게 등록엑스포 유치 추진이다. 앞으로 유치에 총력을 쏟겠다.”(2030 등록 엑스포 유치는 지난 4월 국가사업으로 결정됐다. 정부·부산시는 향후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활동에 들어가고 2021년 엑스포를 관장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신청을 할 예정이다. BIE는 2022년 실사를 거쳐 2023년 총회에서 2030년 개최지를 결정한다.)
엑스포 개최지로 강서구 대저2동 맥도가 아닌 남구 북항 재개발지를 생각하나.
“정부가 국가 사업화를 심의할 때 (김해공항과 가까운) 맥도는 소음문제 등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다른 나라의 개최사례를 보면 가장 큰 목표를 원도심 활성화에 둔다. 맥도는 너무 외곽지역이고 개최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중·동구 등 원도심과 가까운) 북항 재개발지보다 적다고 판단한다.”
지난 민선 6기를 평가하면.
“시정이 단절돼선 안 된다. 잘된 것은 보완 발전시키고 문제가 있는 것은 과감하게 자르겠다. 전임 시장의 강서·사상구 일대 서부산권 개발정책은 상당히 공감이 간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상구 서부산청사 건립은 계속 진행할 것이다. (올 1월부터 가동 중단된)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 BRT 등은 갈등 요인이 있어 TF에서 검토해 해결할 것이다.” 

부산=황선윤·이은지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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