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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수학특기자 27%가 "0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국 고교에서 추천을 받은 수학특기자 1천7백96명이 참가한「89국제수학올림피아든 한국대표 선발 수학경기대회에서 1백40점 만점 중 61·4%가 10점 이하, 27·1%가 0점을 받아 수학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수학회(회장 임정대·연세대교수)가 4일 지난달4일 전국13개 대학에서 동시에 실시한 경시대회의 득점을 분석한 결과 1백40점 만점에 응시자의 평균점은 8·8로, 1백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6·3점에 불과했다.
응시자의 득점분포를 보면 최고점은 95점(1백점 만점환산 정·9점)으로 나타났고, 80점대 4명, 70점대 3명, 60점대 11명등 60점 이상(1백점 만점 환산 67·9점)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반면 0점은 4백87명(27·l%), 10점 이하는 1천1백2명(61·4%)에 이르는 등 20점 이하(1백점 만점환산 14·3점)득점자가 모두 1천5백24명으로 나타나 전체의 84·9%를 차지했다.
응시자의 평균 득점분포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여 경상대 응시자가 1백40점 만점 중 최고 14점, 충북대 13·7점, 서울대구·4점의 순이었으며 목포대응시자가 평균 2·9점으로 가장 낮았다.
대한수학회 측은 이번 경시대회 문제가 주관식이기는 하지만 국제수준에 비해 높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대수학과 장건수교수는『이는 우리 고교수학 교육이 4지선다식 입시교육으로만 흘러 학생들이 체계적인 사고로 끈기 있게 문제를 풀어 가는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며『모든 학문의 바탕이 되는 수학에서 그나마 추천 받은 학생들이 27%나 0점을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수학교육계는 이 같은 결과를 놓고『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조력을 말살시키는 현행 임시위주의 고교수학교육에 일대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7월 호주에서 50개국이 참가한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처음 참가해 1위 소련, 2위 중국 등에 이어 22위를 기록,「두뇌올림픽」에서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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