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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헤비급 백현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아시아복서로는 처음으로 올림픽헤비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새기록을 남긴 「백곰」 백현만(백현만·24·경희대)은 전형적인 헝그리복서.
백은 특히 만능스포츠맨으로 반사신경이 빨라 헤비급이면서도 웰터급 정도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는 선천적으로는 오른손잡이이면서도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노력끝에 왼손잡이 복서로 변신한 집념의 복서다.
달동네인 서울 사근동 산76번지에서 어머니 박수균(박수균·53)씨의 유복자로 태어난 백은 어려서부터 심성이 곧고 우직해서 복순(30) 복자(28)등 두 누이로부터 「백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m89cm에 1백kg이 넘는 그의 우람한 체구는 생전에 장사로 소문났던 아버지(1m72cm)와 여자치고는 큰 키였던 어머니(1m67cm)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고교졸업후 2년이 지난 83년 5월 조기축구회에서 우연히 만난 김진길(김진길·현재 프로복싱 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 유명우의 트레이너)씨의 권유로 복싱에 입문했다.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그에게는 복싱이야말로 특기자혜택을 받고 대학생이 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했다.
뒤늦게 시작한 운동이지만 뛰어난 반사신경과 침착성을 바탕으로 그의 기량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됐다.
운동을 시작한 뒤 2개월만에 국내대회를 석권했으며 1년뒤인 84년12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다음해인 85년에 드디어 특기자로 경희대 체육과에 진학하는 벅찬 감격의 순간이 그에게 찾아왔다.
헤비급선수이면서도 경쾌한 발놀림과 스피드를 갖춘 그는 85년9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슈퍼헤비급에서 헤비급으로 체급을 낮추는 바람에 평소 체중에서 무려 10kg이상을 감량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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