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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킹크랩 시연회'에 김경수 참석했나…특검 "경공모 회원 다수의 진술 확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016년 10월 ‘드루킹’ 김동원(구속)씨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동일작업반복프로그램(매크로)인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복수의 진술이 확보됐다”며 “10일 느릅나무 출판사에 대한 현장검증 역시 지금까지 종합된 진술을 바탕으로 시연회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는 드루킹 김동원씨. [중앙포토]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는 드루킹 김동원씨. [중앙포토]

드루킹은 지난 5월 구치소 수감실에서 작성한 ‘옥중서신’을 통해 “김경수 의원에게 ‘일명 킹크랩’을 브리핑하고 프로토타입이 작동되는 모바일 형태의 매크로를 제 사무실에서 직접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답했다는 것이 드루킹의 주장이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둘리' 우모씨. 우씨는 드루킹과 마찬가지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둘리' 우모씨. 우씨는 드루킹과 마찬가지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부터 특검에 대거 소환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 역시 김 지사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보여주기 위해 시연회를 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킹크랩 시연과 관련 경공모 회원들이 시간대별로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복기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진술하고 있다고 한다. 특검 관계자는 "경공모 회원들이 킹크랩 시연과 관련해 육하원칙에 따라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킹크랩 시연이 실제 이뤄졌는지, 김 지사가 참석한 게 맞는지는 수사의 중요 포인트인 만큼 수사력을 모아 정황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당일 느릅나무 출판사에 찾아간 것은 맞지만 시연회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며 댓글 작업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를 현장검증하는 허익범 특검팀 수사관들. 정진호 기자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를 현장검증하는 허익범 특검팀 수사관들. 정진호 기자

이와 관련, 특검팀은 10일 오후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한 장소로 지목된 경공모 사무실 겸 주거지인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를 찾아 현장검증을 마쳤다. 특검 수사2팀을 이끄는 최득신 특검보를 필두로 검사와 수사관 7명이 투입됐다. 일부 수사관들은 캠코더를 들고 산채 내부를 촬영했다. 드루킹과경공모 회원들이 진술을 바탕으로 킹크랩 시연이 이뤄진 장소와 김 지사의 동선 등을 육안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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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에 투입된 한 특검 관계자는 “산채(느릅나무 출판사) 내부를 확인해보니 사무 공간이 여러 군데에 걸쳐 있고 구조도 상당히 복잡해 추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며 “일단 현장검증과 함께 사무실에 걸려 있던 그림 등 유류품도 수거조치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파주=정진호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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