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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 흉기 난동에 순직한 경찰관 눈물의 영결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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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경북 영양군민회관에서 열린 순직한 고(故) 김선현 경감의 영결식에 참석한 경찰관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 경감은 지난 8일 경북 영양의 한 주택에서 난동을 부리던 주민을 제지하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 [뉴스1]

10일 오전 경북 영양군민회관에서 열린 순직한 고(故) 김선현 경감의 영결식에 참석한 경찰관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 경감은 지난 8일 경북 영양의 한 주택에서 난동을 부리던 주민을 제지하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 [뉴스1]

비통함과 절망은 세상을 덮고도 남아 당신을 떠나보내야 하는 이 순간에도 도저히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난동을 부리던 조현병 환자 백모(42)씨의 흉기에 맞아 순직한 김선현(51) 경감의 영결식이 열린 10일 경북 영양군 영양읍 군민체육관은 침통한 분위기만이 가득했다.

경북경찰청장장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김상운 경북경찰청장, 경북 도내 경찰서장, 시‧군 단위 기관단체장, 영양경찰서 직원, 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 청장은 조사에서 “자신 안전보다 국민 안위를 먼저 생각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동료를 살뜰히 챙기는 참 경찰관이었기에 비통함과 절망은 세상을 덮고도 남아 당신을 떠나보내야 하는 이 순간에도 도저히 떨쳐 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 삶은 전혀 헛되지 않았다”며 “오직 국민 안녕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달려간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의식, 형님처럼 친구처럼 동료를 보듬어 주신 따뜻함을 우리 모두 가슴속에 새기겠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10일 오전 주택에서 난동을 부리던 주민을 제지하다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故) 김선현 경감의 영결식이 경북 영양군민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주택에서 난동을 부리던 주민을 제지하다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故) 김선현 경감의 영결식이 경북 영양군민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1]

고별사에서 “오늘 하루도 열심히 근무하자는 선배님 그 모습이 너무 생생한데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뒤로하고 허망하게 가실 줄이야 꿈에라도 생각했겠느냐. 비통한 마음을 누를 길 없다”고 말하는 영양경찰서 권영욱 경사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국가경찰 사명을 가슴속 깊이 안고 현장으로 달려가 그날, 그렇게 선배님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당신 마지막 운명과 바꾸셨다”며 “이 기막힌 현실에 서 있는 가족이 절대 외롭지 않도록 우리 경찰에 늘 곁에 있겠다”고 다짐했다.

김 경감의 부인과 딸, 아들은 영결식 내내 눈물바다를 이뤄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김 경감의 장녀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경찰 공무원 시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감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힌다. 정부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김 경감은 지난 8일 영양군 영양읍 한 주택가에서 백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헬기로 안동에 있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백씨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진술했다. 백씨는 수년 전부터 정신병 치료를 위해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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