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표창원이 본 김정은 "왕처럼 인민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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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싱가포르 대표 복합 문화공간 에스플러네이드에 방문한 모습.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싱가포르 대표 복합 문화공간 에스플러네이드에 방문한 모습. [뉴스1]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진짜 같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9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분들이 많다”며 “프로파일러의 안목으로 볼 때, 김정은의 말과 행동이 진심인 것 같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프로파일링해 보면 김정은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모두 그를 괴물로 알았다. 나이도 어린 데다 독재자의 후손으로 공포통치 하면서 언제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직접 보니 말과 행동이 너무나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정보들이 공개,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표 의원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권력 공고화 과정에서 자신의 고모부를 숙청하는 등 공포정치를 일삼았다는 주장과 관련, “김정은은 20대 후반에 정권을 잡았다. 북한은 왕조사회에서 볼 수 있듯 언제든지 반정이 가능한 곳”이라며 “과거 단종처럼 어린 권력이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추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에 대해 “이 사람은 국가를 자기 소유물로 여기는 듯하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상속물인 셈”이라며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정말 발전시키고 싶은 것이고, 또 하나는 인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 왕조시대 왕의 시선을 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용납하기 어려운 점이지만 인민들을 잘 먹고 잘살게 해주고 싶은 것, 그게 김정은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약속을 별로 중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김정은으로선 하나 주고 하나 받으면서, 하나 주고 또 하나 받으면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북미의 공동인식이 진척만 된다면 이번엔 정말 북한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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