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시청률 낮아 NBC〃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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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의 서울 올림픽 중계방송 시청률이 예상보다 밑돌아 NBC-TV가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올림픽 독점중계권자인 NBC는 당초 광고주들에게 저녁 황금 시간대의 시청률을 21·2%이상으로 약속하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후 황금 시간대에 무료 보상광고를 내 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지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실제 시청률은 17∼19%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올림픽기간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약속한 시청률을 달성하자면 지금부터 폐막 일까지 이 시청률을 평균 26%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계산인데 실현될지 의문이다.
방송전문가와 시청자들의 견해를 종합, 시청률이 저조한 원인을 분석한 이 신문은 광고가 엄청나게 많은 점과 방송시간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했다.
총 1백78시간의 올림픽방송 가운데 5천건 이상의 광고에 40여 시간이 잡혀 있다고 밝힌 이 신문은 선수프로필 등 미리 녹화된 방송물까지 감안하면 실제 운동경기 방송은 전체 방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3일 밤 스톱 워치를 갖고 NBC 올림픽중계의 광고방송을 헤아려본 한 시청자에 따르면 1시간동안 30초 짜리 광고가 22건 방송됐다고 전한 동지는 이날 밤 NBC 시청자는 저녁 7시30분부터 자정까지 29건의 광고를 보았고 이 때문에 올림픽 중계는 9분마다 2∼3분 동안씩 중단했다고 밝혔다.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시청률 30%에 훨씬 밑도는 이번 시청률 저조는 물론 광고만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선수들이 메달경쟁에서 부지한 것도 큰 원인의 하나다.
서울 올림픽 조직위의 자문 역을 맡고 있기도 한「베리·프랭크」씨는『미국은 매우 광신적 애국주의가 두드러진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이기는 것만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방송전문가 들은 미식 축구와 야구 때문이라고 얘기하는가 하면 인간드라마 발굴에 NBC가 약했기 때문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동지는 밝혔다.
시청률이 저조하여 추후 황금시간대에 무료광고를 방송해야 할 경우 NBC는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무료광고는 이미 대회기간 중에 방영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그러나 NBC가 이 때문에 결손까지 보게될 것이라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독점중계권을 워낙 싸게 샀기 때문이다. ABC-TV가 지난번 88갤거리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3억9천만달러에 산데 비해 인기도와 방송시간에 있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유리한 하계 서울 올림픽에 NBC는 3억달러만 물기 때문이다. 다음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경우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예상하고 있다.<워싱턴=한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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