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직후 NO’ 반복되자 깜깜이 전략?…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 선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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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왼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준비위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왼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준비위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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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 거론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6ㆍ13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혁신 방안을 놓고 분열하는 한국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한국당 비대위 준비위는 10일 오전 4차 회의를 열어 비대위원장 후보군 선별에 들어갔다. 지난 8일 공모 마감된 101명의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일차적으로 압축하는 작업이다. 한국당은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1차 작업을 마무리하고 17일 예정된 당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섣부른 예측을 차단했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3명으로 압축됐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사실상 오보”라고 말했다. 지난 한 주간 특정 후보가 언론을 통해 노출되고 이들은 고사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당을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 자해하는 수준(김진태 의원)”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온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과 김 전 총리 역시 언론을 통해 비대위원장직에 뜻이 없음을 밝혀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등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진태 의원의 공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등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진태 의원의 공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안 위원장은 12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에 관한 의원들의 의견도 듣겠다고 했다. 하지만 비대위에 2020년 총선 공천권 등 강력한 권한을 줘야 한다는 데 대해선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의총에선 김성태 당 대표 권한 대행의 재신임 문제가 또다시 터져 나올 전망이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행은 (홍준표 전 대표와 함께) 투톱이었다”며 “선거에서 패하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대행의 입지가 흔들리면 그가 관철하려는 혁신비대위의 앞날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안 위원장은 김 대행 사퇴론에 대해 “다수의 의견은 아니다”라며 17일 비대위원장 선출 일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하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내홍도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하니 누가 섣불리 나서겠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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