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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 국립대,경쟁력을 말한다] “바이오·신소재 육성, 세계 100위권 연구중심대학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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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거점국립대,경쟁력을 말한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전호환(60) 부산대 총장은 “2030년까지 5개 학문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세계 100위권의 글로벌 연구중심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세계 권위의 영국 QS사의 2017 세계대학평가에서 화학공학, 기계·항공학 등 6개 분야에서 세계 101~200위에 올랐다.

2030년까지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 #5개 학문분야는 세계 50위권이 목표 #미래먹거리인 기술 만드는 대학 추구 #

2015년 11월 전국 국·공립대 중 유일하게 직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71.3%의 득표율로 당선된 그는 2016년 5월 12일부터 제20대 총장에 재임 중이다. 부산대는 전국 10개 거점국립대의 하나로 올해 개교 72주년이다. 지난달 27일 교내 중앙도서관에서 전 총장을 만나 대학 비전과 경쟁력을 들어봤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지난달 27일 교내 중앙도서관에서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대학발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지난달 27일 교내 중앙도서관에서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대학발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미래 먹거리인 ‘혁신기술’을 만드는 대학 추구

-연구중심대학을 강조하고 있다.=

“대학의 가치는 교육과 연구다. 2017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상위 30위권에 미국 대학 15개가 포함됐다. 모두 연구중심대학이다. 미국은 연방·주정부, 기업, 연구비 지원기관, 기부 단체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60여개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해왔다. 이들 대학이 오늘날 미국을 만드는 핵심 저력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연구중심대학은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수학 같은 기초학문을 강화해 연구 인프라를 갖추는 게 목적이다. 연구인력을 배양해 미래 먹거리인 ‘혁신기술’을 만드는 대학으로 가자는 의미다. 부산대는 5개 분야 연구에 주력한다.”

5개 분야는 뭔가.

“인문학·기초학문도 육성해야 하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골고루 투자하기 힘든 여건이다. 그래서 2030년까지 인공지능시대에 맞는 사물인터넷(IoT), 미래성장동력인 의·생명과 바이오, 신소재, 재난 안전시스템, 해양자원 분야를 육성한다. 부산대 기계공학부는 현재 세계 100~150위권, 바이오 분야는 200위권 밖이다. 2030년 이들 5개 학문이 세계 50위권에 들면 부산대 전체 평판도는 세계 100위권에 들 것이다.”

앞으로 세계적인 의생명 연구중심대학의 터전이 될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전경.[사진 부산대]

앞으로 세계적인 의생명 연구중심대학의 터전이 될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전경.[사진 부산대]

사물인터넷(IoT) 등 5개 분야 집중 육성

재원은 어떻게 확보하나.

“부산대는 부산대 기금으로 마련한 양산 캠퍼스(112만여㎡,경남 양산)가 있다. 여기에 4개 대학 5개 병원이 있고, 바이오와 ICT(정보통신기술) 대학을 유치할 계획이다. 관련 연구를 집적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양산캠퍼스의 첨단산학단지 39만여㎡, 실버산학단지 15만여㎡는 비어있다. 첨단산학단지에는 대통령 공약사업인 의·생명특화단지를 정부자금으로 조성한다. 두 산학단지의 유휴부지를 임대·매각하는 등 활용해서 나오는 재원을 부산대가 돌려받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이게 성사되면 재원 수천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연구중심대학 관련, 성과는 있나.

“지난해 1월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지원하는 ‘IBS 기후 물리연구단(ICCP)’을 전국 국립대 최초로 유치하고, 기후물리학 분야 석학인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하와이대 해양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초빙해 연구중심대학 도약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미 박사급 연구원 50여명과 특수실험공간, 슈퍼컴퓨터 등을 확보해 기후물리 연구의 메카로 만들고 있다. 재임 중 산업 수학센터(IMC),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동남권 그랜드 ICT 연구센터 등에도 선정돼 관련 분야 기술개발과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2017년 1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도약의 발판이 될 부산대학교 IBS 기후물리 연구단(ICCP)의 출범을 앞두고 2016년 악셀 팀머만 단장과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단장협약식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2017년 1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도약의 발판이 될 부산대학교 IBS 기후물리 연구단(ICCP)의 출범을 앞두고 2016년 악셀 팀머만 단장과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단장협약식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IBS 기후 물리 연구단 유치, 석학도 초빙

연구인력은 어떻게 확보하나.

“국내 대학의 정교수는 65~70%이지만 해외 유명대학의 정교수는 25% 수준이다. 젊은 조·부교수가 많아야 하지만 정교수가 많아 연구성과를 내기 어렵고 선진국과 경쟁하기 어렵다. 그래서 전체 교수의 논문 양을 기존 125%에서 150%로 늘리고, 국제학술지 주저자 논문실적을 의무화하는 등 교수의 승진요건을 강화했다. 연구하라는 뜻이다.”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전공 공부만으론 우물 안 개구리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이 인문학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학생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 것은 독서뿐이다. 시카고 대학에서 1920년대 ‘고전 읽기 100선’을 하니깐 학부 질이 높아지고 노벨상을 받는 졸업생이 많아졌다. 부산대는 학생들이 50권의 책을 읽고 비평서를 내면 책을 만들어준다. 바로 ‘비평 저자 되기 운동’이다. 독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한 달에 한 번 독서대회도 연다.”

부산대 중앙도서관 북카페. 인문학을 기초로 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부산대는 '책 읽는 대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진 부산대]

부산대 중앙도서관 북카페. 인문학을 기초로 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부산대는 '책 읽는 대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진 부산대]

인문학 공부 위해 학생들 고전 50권 읽기 운동

지방의 인재유출이 심하다. 

“대학이 한곳에 몰리면 다양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 미국은 주마다 유명대학이 하나씩 있다. 워싱턴 D.C.에 세계적 대학이 다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역발전은 지역대학에서 담보할 수 있게 대학을 키워야 한다. 기술혁신을 해 인재유출을 막고 지역·국가발전을 이루겠다는 게 연구중심대학이다.”

대학발전을 위해 지역의 협력이 중요하지 않나.

“부산·울산·경남 40여개 대학과 중앙·지방정부, 산업체, 연구지원재단 등이 전략적 파트너십(동남권대발전 위원회)을 구축해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을 꾀하겠다. 그 시작으로 곧 부산시와 부산지역 대학이 함께하는 지역협력실을 부산대에 두고 대학의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글로벌 국제전문가의 꿈을 키워가는 부산대 학생들.[사진 부산대]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글로벌 국제전문가의 꿈을 키워가는 부산대 학생들.[사진 부산대]

☞전호환 총장=1958년생. 부산대 조선공학과 학부·대학원을 거쳐 영국 글래스고(Glasgow)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94년 모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공대 부학장, 대외협력 부총장 등을 지냈다.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와 조선해양플랜트 글로벌 핵심연구센터 소장 시절 700억원의 연구비를 유치했다. 2017년 일본 조선해양공학회의 ‘2016 최우수 논문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2001년부터 영국 왕립조선학회 펠로(Fellow), 2006년부터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300여편의 연구논문을 내고 10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2018년 한 해 거점 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대학발전을 위한 정책 건의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숫자로 본 부산대
 -72주년:1946년 5월 15일 국내 최초의 종합국립대로 탄생
 -498만㎡:부산·양산·밀양캠퍼스, 약초원, 실습지, 임야 등
 -284만원:연간 재학생 1인당 장학금(2017년 말 기준)
 -83%:학생 장학금 수혜율(2017년 말 기준)
 -TOP4:부산대 출신 30대 그룹 CEO 배출 전국 4위(2018년 기준)
 -23만명:전체 동문 수
 -483개:55개국 국제 교류기관 수(2018년 기준)

부산=황선윤·이은지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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