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에 참가한 직업 테니스 선수들|"프로는 외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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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림픽에 참가한 유명 프로테니스 선수에게 올림픽경기와 프로경기와의 차이점을 물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진지한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룸서비스.』
올해 윔블던대회 챔피언이며 1924년 이래 처음으로 올림픽종목으로 채택된 테니스경기에 참가한 젊은 기수의 한사람인 스웨덴의 「스테판· 에드베리」는 『선수촌생활이 이채롭다』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룸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요. 그러나 팀동료와 함께 지내는데 아주 재미있습니다』라고 슬쩍 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이 즐거움은 리무진 대신 버스를 타야하고 숙소를 함께 쓰며 주먹만한 메달을 따려고. 큰 돈벌이를 포기해야하는 유명선수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듯 하다.
「마르티나·나브라틸로바」는 참가하지 않았다. 그녀는 선수촌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자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존·매켄로」는 선약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매츠·빌랜더」는 전미오픈 테니스에서 입은 다리부상을 호소하면서 빼주기를 간청했다. 그는 내주 있을 토너먼트를 치를 만큼 충분히 회복돼있다.
「크리스·에버트」 역시 참가해 올림픽 스키선수였던 남편 「앤디· 밀」의 말을 듣고 입촌 했다.
『나이든 선수들은 올림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의 「필립·샤트리에」 회장은 말한다.
『그들은 그랜드 슬램을 숭배하도록 교육받고 자라와 갑자기 어떤 일이 그들 손바닥에 떨어지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에드베리」는 그 의미를 알고 있다. 그랜드슬램 우승자 「슈테피·그라프」 역시 마찬가지.
두 사람은 84년 LA올림픽 당시 별반 주목받지 못하던 신인이었다.
전시종목이었던 LA경기에서 그들은 메달과 함께 올림픽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갖고 귀국했다.
『어느 면에서 저는 빚을 졌다고 생각해요. LA는 제가 처음으로 우승을 한 곳이거든요.』서독 대표로 출전한 「그라프」의 말이다.
「샤트리에」 회장은 24회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확신하면서 테니스 경기에 집중될 세계의 이목으로 인해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뜨거운 쟁탈전이 선수간에 벌어질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그는 올림픽의 중요성이 사그라들었다고 생각지 않으며 그 이유로 LA에서 우승한 「그라프」와 「에드베리」를 들었다.
그는 『「에드베리」와 「그라프」는 LA에서 올림픽의 중요성을 맛보았다. 그들은 이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4년 후에는 보다 젊은 세대의 선수들이 올림픽을 최고 우위에 둘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우승 후보들은 프로경기의 단절감과 서울올림픽의 동료애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로경기 때는 랭킹과 점수, 다음경기에 대해 초조해하면서 늘 혼자다. 그러나 서울경기에서는 자국의 수영선수나 체조선수를 응원하는 스탠드 내 군중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브래드·길버트」는 『다른 선수들을 만나고 그들이 겪는 고통을 알게된 매우 유익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선수들은 이번이 그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며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응석받이 테니스 스타의 애교도 있다. 『나는 남녀합숙 기숙사에 묵어야겠어요』라고 「팜·슈라이버」는 말한다.
『프로경기 여행 중에는 이런 혜택을 얻을 수 없지요.』
즐거움이 커다란 상품이라는 것은 지난 20일 경기 첫날 밝혀졌다.
오프닝 게임에서 「에드베리」에게 뒤쳐진 오스트리아의 「호르스트·스코프」는 로빙볼을 받는데 라켓 대신 그의 머리를 이용, 볼을 정확히 「에드베리」 앞으로 되받아 넘겼다.
미국인들은 햇볕을 쬐고 농담을 하면서도 덴마크의 「미카엘·타우손」과 대적하는 「길버트」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건 참 대단한 느낌입니다. 그랑프리매치를 할 땐 이렇게 성원을 보내주는 사람이 없읍니다.』
「길버트」 선수는 웃으며 덧붙여 말한다. 『내일은 저 친구들을 찾아 밖으로 나가봐야겠습니다.』 【AP연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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