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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날두’ 떠난 월드컵 … 오늘밤 또 두 스타는 짐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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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프랑스-우루과이, 브라질-벨기에 #준결승행 티켓 놓고 벼랑 끝 격돌 #음바페·수아레스·네이마르·루카쿠 #특유의 골 세리머니에도 관심 쏠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를 떠나 보냈다. 여덟 팀만 남은 가운데 새로운 ‘축구황제’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프랑스와 우루과이다. 두 팀은 6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프랑스는 킬리안 음바페(20·파리생제르맹),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31·바르셀로나) 발끝에 기대를 건다.

프랑스 음바페(오른쪽)는 16강에서 아르헨티나 메시(왼쪽)를 집으로 보내버렸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음바페(오른쪽)는 16강에서 아르헨티나 메시(왼쪽)를 집으로 보내버렸다 [EPA=연합뉴스]

1998년 12월 20일생, 스무 살이 채 안 된 음바페는 지난 1일 16강전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집으로 보내버렸다. 음바페는 두 팀이 2-2로 맞선 후반 19분, 재역전 골을 터트린 뒤 양손을 겨드랑이에 끼고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팔짱 세리머니’를 펼쳤다. 12살인 그의 동생 에단이 플레이스테이션 축구 게임에서 그를 이겼을 때 자축하던 동작을 따라 했다고 한다.

음바페는 양손을 겨드랑이에 끼는 팔짱 세리머니를 펼친다. 동생 에단이 축구게임에서 그를 이겼을 때 자축하던 동작을 따라한 것이다. [EPA=연합뉴스]

음바페는 양손을 겨드랑이에 끼는 팔짱 세리머니를 펼친다. 동생 에단이 축구게임에서 그를 이겼을 때 자축하던 동작을 따라한 것이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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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별명은 ‘도나텔로’다. 만화 캐릭터인 닌자 거북이의 주인공 도나텔로와 웃는 모습, 영리함, 스피드 등을 빼닮아 붙은 별명이다.

프랑스 대표팀 동료들은 요즘 그에게 ‘37’이라는 새 별명을 붙여줬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전 전반 10분, 60m를 폭풍 질주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한 외신은 그의 순간 최고속도가,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육상 남자 100m 세계기록(9.58초)을 세웠을 당시의 평균속도(시속 37.6㎞)보다 빠르다고 보도했다. 그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기록은 시속 32.4㎞다. 어쨌든 ‘인간 탄환’ 볼트처럼 빠르면서, 티에리 앙리처럼 골까지 잘 넣는 음바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팔짱 세리머니’를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가 지난달 21일 러시아월드컵 사우디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 안에 축구공을 넣고 입을 맞췄다. 경기 후 수아레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셋째를 가졌다고 알렸다. [수아레스 SNS]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가 지난달 21일 러시아월드컵 사우디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 안에 축구공을 넣고 입을 맞췄다. 경기 후 수아레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셋째를 가졌다고 알렸다. [수아레스 SNS]

수아레스는 지난 1일 16강전에서 팀 동료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를 도와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고향 앞으로 돌려세웠다. 수아레스는 전반 7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카바니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앞서 수아레스는 지난달 21일 조별리그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전반 23분, 골을 터트린 뒤 손가락 하나, 둘, 세 개에 잇따라 입맞춤을 했다. 이어 유니폼 안에 축구공을 넣고 뽀뽀하는 ‘임신 세리머니’를 펼쳤다. 최근 셋째 아이를 밴 아내 소피아 발비와 뱃속 아기를 향한 세리머니다.

수아레스와 아들 벤하민, 딸 델피나, 아내 발비.수아레스 SNS에는 가족사진이 가득하다. [사진 수아레스 인스타그램]

수아레스와 아들 벤하민, 딸 델피나, 아내 발비.수아레스 SNS에는 가족사진이 가득하다. [사진 수아레스 인스타그램]

수아레스 별명은 ‘핵 이빨’이다. 세 차례나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물었기 때문이다. 아내 발비가 “나쁜 행동을 하면 응원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요즘 순한 양으로 변했다. 16강전 2골의 주인공 카바니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팀을 떠맡게 된 수아레스는 다시 한번 ‘임신 세리머니’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브라질 네이마르가 지난 3일 멕시코와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 네이마르가 지난 3일 멕시코와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과 벨기에는 7일 오전 3시 카잔 아레나에서 4강행을 다툰다. 브라질은 네이마르(26·파리생제르맹), 벨기에는 로멜로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봉에 선다.

네이마르는 지난 3일 멕시코와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펄쩍 뛰어올라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는 ‘쉿 세리머니’를 했다. 자신에게 쏟아졌던 최근의 ‘할리우드 액션’ 비판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네이마르는 멕시코전에서 미겔 라윤에게 오른발목을 밟힌 뒤 데굴데굴 굴렀다. 과장된 엄살이라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졌다. 스위스 공영 RTS는 5일 ‘러시아 월드컵에서 네이마르가 당한 파울과 이로 인해 지체된 경기 시간을 모두 쟀더니 14분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네이마르가 3일 멕시코와 16강전 후반 26분 오른발목을 밟힌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아픈척하는 것, 진짜 아플것이라고 의견이 갈렸다. 네이마르는 4경기에서 반칙 23번을 당했다. 대회 최다다. [EPA=연합뉴스]

브라질 네이마르가 3일 멕시코와 16강전 후반 26분 오른발목을 밟힌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아픈척하는 것, 진짜 아플것이라고 의견이 갈렸다. 네이마르는 4경기에서 반칙 23번을 당했다. 대회 최다다. [EPA=연합뉴스]

브라질 ‘축구 전설’ 호나우두는 “네이마르가 비난받는 건 난센스다. 심판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며 네이마르를 옹호했다. 반면 독일 ‘축구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는 “네이마르는 세계 톱5에 드는 선수다. 연기할 필요가 없다. 마라도나와 메시, 호날두는 연기하지 않았다”며 날을 세웠다. ‘오스카상(미국 아카데미상) 후보’란 조롱까지 받은 네이마르는 원래 별명인 ‘펠레 후계자’라는 걸 재확인시키겠다는 각오다.

벨기에 루카쿠가 지난달 23일 모로코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벨기에 루카쿠가 지난달 23일 모로코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맞설 루카쿠는 지난달 23일 모로코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골을 터트린 뒤 카메라를 향해 키스를 날렸다. 바로 어머니를 향한 세리머니다.

루카쿠는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의 어머니는 우유에 물을 타서 루카루를 먹였고, 아들을 위해 빵을 얻으러 돌아다녔다. 루카쿠는 눈물 흘리는 어머니에게 “벨기에 프로팀 안더레흐트에 들어가 성공하겠다”고 약속했고, 세계적인 공격수로 우뚝 섰다. 루카쿠는 프랑스어와 영어 등 5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독일어와 스와힐리어 등을 이해하는 ‘언어 천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 득점기계 루카쿠. [AP=연합뉴스]

벨기에 득점기계 루카쿠. [AP=연합뉴스]

루카쿠는 320㎜짜리 축구화를 신는다. 그래서 별명도 ‘왕발’이다. ‘왕발’ 루카쿠는 이제 브라질 골문을 가르고 난 뒤 다시 한번 더 어머니를 향해 키스 세리머니를 하는 게 목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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