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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검팀, 자금ㆍ댓글ㆍ인지 3개팀으로 가동 …영상녹화실 구축도

중앙일보

입력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내부 수사 조직을 ▶자금추척▶불법댓글 분석▶인지수사 등 3개 소팀으로 나눠 가동에 들어갔다. 조직 구성은 특검팀의 향후 수사 방향 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가 4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가 4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조직도에 따르면 특검은 3개 수사팀과 1개 지원단으로 구성됐다. 검사 13명을 비롯해 총 80여명이 투입됐다. 첨단 장비를 갖춘 특수조사실과 영상녹화실도 갖췄다.

서울 강남의 특검사무실 건물. [중앙포토]

서울 강남의 특검사무실 건물. [중앙포토]

선임 부서인 수사1팀은 김대호(60ㆍ사법연수원 19기) 특검보를 필두로 장성훈 부장검사, 최재준ㆍ이경식ㆍ조상규 검사 등이 포진했다. 모두 금융ㆍ조세ㆍ경제 등 첨단범죄를 수사한 경력이 있다. 현재 드루킹 사건 관련자에 대한 전방위 자금 추적을 시작했다. 드루킹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불법댓글 활동을 하는데 금전적 지원을 해 준 배후가 있느냐를 규명하기 위해서다.

수사1팀은 최근 경찰에서 넘겨받은 경공모 회계 내역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뭉칫돈을 여러 개 발견했다. 이에 대해 드루킹 측 관계자들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드루킹과경공모 회원들이 김경수 경남지사(의원 시절)에게 준 정치후원금 2700만원과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사례비 명목으로 받은 200만원의 자금 흐름도 파악 중이다.

이와 관련해 드루킹 최측근인 김모(필명 ‘성원’)씨를 이날 소환해 제기된 여러 의혹을 추궁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김 지사 측 한모 보좌관에게 현금 500만원 건넨 인물이기도 하다.

수사2팀은 ‘불법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맡았다. 최득신(52ㆍ25기) 특검보가 팀장이다. 이춘ㆍ이승훈ㆍ정우준ㆍ이신애 검사 등이 소속됐다. 이춘 검사는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를 담당했고, 정 검사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이다. 구속수감 중인 드루킹김동원씨는 2016년 10월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해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봤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수사2팀은 사실 규명을 위해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주 중 드루킹 측 윤모 변호사도 소환한다. 윤 변호사는 ‘인사청탁’과 ‘댓글조작’ 등 여러 의혹과 얽혀 있는 인물이다.

특검법에는 ‘수사 중 인지한 사건도 수사한다’고 나와 있는데, 이는 수사3팀이 맡는다. 여기에는 방봉혁(56ㆍ21기) 팀장을 비롯해 이선혁 부장검사, 이정배ㆍ윤원일ㆍ변진환 검사가 합류했다.

수사3팀은 정치권 인사 등 ‘윗선’ 연루 가능성을 확인하는 게 주요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수사3팀 관계자는 “경찰에서 넘겨받은 수사기록 중 제대로 발표되지 않거나 보충수사가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사청탁 쪽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ㆍ박태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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