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의 무서운 집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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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4년전 로스앤젤레스대회에서 한국은 동구의 보이콧 덕분에 금메달 6개를 포함한 19개의 메달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다르다. 23개 공식경기에서의 메달획득은 놀라울이 만큼 어렵다. 따라서 한국은 광적이라고 할만한 열정을 갖고 훈련에 임했다. 그들은 군대식 규칙과 특별한 신체단련, 정신적응에 힘써 동구만이 그 수준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교외 태릉선수촌에는 다음과 같은 슬로건이 내걸려 있다. 『정상에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러나 동시에 영광의 길이다. 칠전팔기의 정신이야말로 승리의 가장 영광스런 길이다.
한국이 이처럼 스포츠에 몰입하게 된 것은 그들이 후발국이라는 약점을 따라잡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이 국제스포츠계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이었다. 그후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는 마라톤의 금과 동메달을 차지했으나 이 영광은 그들을 지배하고 있던 일본에 돌아갔다.
1942년 일본은 심지어 한국인들의 구기경기를 전면 금지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스포츠는 오랜 정체를 면치 못했다. 베를린이후 한국이 그들 고유의 태극기를 내걸고 올림픽에서 또 다른 금메달을 따기까지에는 40년이 걸렸다. 몬트리올대회 레슬링의 금메달이 그것이다.
오늘날 한국민들이 열중하는 스포츠는 축구·야구·배구·탁구 등이지만 올림픽경기에서의 권투·역도·유도 또한 무서운 수준이어서 로스앤젤레스의 메달19개 가운데15개가 이들 종목에서 나왔다.
한국은 이밖에 영국과의 필드하키에서 보여준 것처럼 다른 종목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들은 칠전팔기의 승리와 영광을 향해 전진해 나갈 것이 틀림없다. <본사특약=fina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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