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혼자 뛰게 하지 않겠다" 불 붙은 민주당 당권 레이스…이해찬 등판할까

중앙일보

입력 2018.07.04 17:30

업데이트 2018.07.04 17:50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차기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8ㆍ25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군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재선ㆍ대전 서을)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박 의원은 “당을 ‘싱크탱크’로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홀로 뛰게 하지 않겠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조화를 이루고,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10여 명의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젊고 유능한 혁신가’를 자임한 그는 ▶총선 1년 전 공천룰 조기 확정 ▶청년ㆍ노인 최고위원 부활 ▶민주연구원 전면 개편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및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은 조승래 의원. [사진 뉴스1]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및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은 조승래 의원. [사진 뉴스1]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날 선거 룰을 정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분리 선출하고, 최고위원 수는 선출 5명, 지명직 2명으로 의결했다. 또 당 대표 후보가 4명 이상, 최고위원 후보가 9명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27일)을 치른다. 본선 진출자 수는 대표 3명, 최고위원 8명으로 제한했다.

 차기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2년 차를 뒷받침하고 2020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이 때문에 당 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당·정·청 관계와 공천 관리 등의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당내에선 친문재인계에서 누가 후보로 나서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민주통합당 대표(2012년 하반기)를 지내 친문의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7선ㆍ세종)이 등판할지가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이 의원을 만났다는 한 친문 의원은 “이 의원은 ‘내가 무슨 당 대표’냐면서도 ‘적임자’라는 당내 요구에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문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선거에서 수석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해찬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지방선거에서 수석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해찬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출마 의사를 정해 놓고 단일화를 위한 '교통 정리'를 진행 중인 친문계 후보들도 셈법이 복잡하다. 김진표 의원(4선ㆍ수원무), 최재성 의원(4선ㆍ서울 송파을), 전해철(재선ㆍ경기 안산상록갑) 의원은 당 대표 도전에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도 자칫 친문계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최재성, 김진표 의원(왼쪽부터).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최재성, 김진표 의원(왼쪽부터). [중앙포토]

 반면 당 대표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각이 있을 때까지 오직 장관으로서의 직분에만 전념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을까”라는 표현을 했다가 ‘전당 대회에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자 몸을 낮췄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호우와 태풍 '쁘라삐룬'으로 인한 피해 현황 및 응급복구 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영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호우와 태풍 '쁘라삐룬'으로 인한 피해 현황 및 응급복구 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영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당내 86그룹과 비주류에선 이종걸(5선ㆍ경기 안양만안), 박영선(4선ㆍ서울 구로을), 송영길(4선ㆍ인천 계양을), 이인영(3선ㆍ서울 구로갑), 김두관(초선ㆍ경기 김포갑) 등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들이 수시로 전화를 하거나 방으로 찾아와 자연스럽게 당 대표 출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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