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극적 생존’ 태국 소년들이 구조대에 울먹이며 건넨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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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열흘을 버틴 아이들(왼쪽)과 동굴 속으로 들어가려는 구조대 모습(오른쪽)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abc 뉴스 캡처]

동굴에서 열흘을 버틴 아이들(왼쪽)과 동굴 속으로 들어가려는 구조대 모습(오른쪽)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abc 뉴스 캡처]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의 동굴에서 실종됐던 소년 13명이 열흘 만에 생존이 확인된 가운데, 동굴 속에 고립된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태국 해군 네이비실은 3일 아이들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국의 동굴탐사전문가가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실종된 아이들을 비롯해 25세 코치까지 13명 모두의 모습이 담겼다.

오랫동안 굶은 탓인지 아이들의 목소리에 힘은 없었지만, 그 외 별다른 큰 부상은 없어 보였다.

아이들은 영국 동굴탐사전문가를 보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Thank you)"라고 앞다퉈 외쳤다.

이어 아이들은 날짜를 비롯해 자신들이 언제 구조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동굴탐사 전문가는 "월요일이다. 너희가 실종된 지 한 주가 지났다. 너희는 벌써 열흘째 이곳에서 버텼다. 너희는 강하다"라며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 우리가 첫 번째다. 이제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너희는 멋지다"라며 아이들을 칭찬했다.

또 배고픔을 호소하는 아이들에게 "알고 있다. 이해한다. 식량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답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 한 소년은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고, 영국 전문가도 "우리도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한편 실종됐던 아이들이 극적인 생존 소식을 알렸지만, 무사히 동굴 밖으로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태국 구조 당국은 이날 동굴 내 고인 물을 빼 수위를 낮추는 작업을 이어갔으나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태국 당국은 크게 세 가지 구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아이들이 동굴을 걸어 나올 수 있을 만큼 물 수위가 낮아지기를 기다리거나 배수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 후반 또다시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여 난관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구조대가 아이들에게 다이빙 장비 사용법 등을 가르쳐 잠수를 통해 나오도록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 수영을 못하고, 일부 구간의 통로가 좁고 구부러져 있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구조대원의 목숨도 위험하다는 말이 나온다.

또 다른 방법은 산부터 동굴 외벽까지 구멍을 뚫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 역시 구멍을 뚫을 장비를 산 중턱까지 옮기기가 쉽지 않고, 정확한 시추 지점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태국 당국은 방법을 결정해도 실제 실종자들이 구조되기까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당국은 4개월 이상 버틸 수 있는 양의 식량을 이들에게 제공하며, 100% 안전이 확신할 때에만 구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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