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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선수보다 전광판에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과묵한 사나이 재확인>
○…19일 남자소구경복사에서 30년 노메달을 씻고 사격부문 첫 메달을 따낸 차영철 선수는 86년 아시안게임에서도 무명선수로 나서 예상을 뒤엎고 아주신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낸 「큰 시합에 강한 승부사」. 특히 그때나 이제나 말이 없기로 유명한 선수.
차선수는 86년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보도진의 질문공세에도 『사대를 침대처럼 여겨왔다』, 『88땐 사격 노메달의 한을 풀겠다』(본보 86년 9월 23일자 촛불 보도)는 두 마디 외엔 거의 말이 없었는데 이번에도 『금메달을 못 따 죄송하다』고만해 「과묵한 사나이」의 면모를 재확인.

<초교생 추위 떨며 응원>
○…조정 첫날 예선경기가 벌어진 19일 우리 나라 팀은 여자 유타포어 등 5개 종목에 출전했으나 5개 팀 중 4위를 한 남자 싱글스컬을 제외하고는 모두 꼴찌를 기록.
그러나 미사리 조정경기장 노천스랜드를 꽉 메운 1천여 관중들은 비가 내리는 등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자리를 지키며 「꼴찌에게도」열렬히 갈채.
특히 이날 스탠드 한쪽엔 서울 경희초교 5학년학생 1백여명이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손에 손잡고』 『아! 대한민국』 등을 부르는 등 한국팀을 응원, 외국 관람객들이 비디오 카메라를 찍는가 하면 연신 카메라셔터를 눌러대는 등 인기를 독차지.

<서울올림픽 오래 기억>
○…19일 미사리 조정경기장에는 노르웨이응원단 10여명이 나와 오륜기와 노르웨이국기를 흔들며 자국팀 선수를 응원.
이 가운데 3주간 올림픽 특별휴가를 얻어 내한했다는 「이삭슨」씨 (36·세일즈맨)는 『노르웨이 국민에게 서울올림픽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서울은 릴리하머 동계올림픽을 선물했기 때문』이라며 릴리하머 시를 소개하면서 즐거운 표정.
또 노르웨이 TV방송기자로 이번에 취재 온 것이 아니라 2주일 휴가를 얻어 내한했다는 「앙드레아슨」기자(44) 또 노르웨이는 여자마라톤과 여자핸드볼에서 금메달 2∼3개를 노리고있으며 응원단만 2백여명이 파견됐다고 설명.

<사대로 뛰어나가 축하>
○…19일 태릉사격장에는 김집 선수단장과 배병기 감독 등 한국사격선수·임원 등을 비롯, 8백여명의 한국관중이 몰려들어 차영철 선수를 응원했는데 차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자 장내가 떠나갈 듯한 박수와 환호성으로 기쁨을 나눴다.
김단장과 배감독은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사대로 뛰어나가 한국사격사상 첫 은메달의 쾌거를 이룩한 차선수를 얼싸안고 『장하다』『잘했다』를 연발하며 축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세례를 받았다.

<사격 진행 방식 독특>
○…남자소구경 자유소총복사종목 결선이 벌어진 태릉사격장 50m경기장에는 다른 종목과 달리 관중들이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보다는 전광판에 시선을 집중하는 진풍경을 연출.
이는 본선을 통과한 8명의 선수들이 결선에서 메달을 놓고 다투는 사격의 독특한 진행방식 때문으로 일부관중들은 각 사대 뒤편상단에 설치된 폐쇄회로TV를 지켜보며 자국선수의 성적이 좋게 나올 때마다 열띤 박수와 환호성을 질러 관중석은 시종 시끌벅적.

<응원도 나라마다 특색>
○…19일 수영 4종목 결승이 열린 올림픽공원 수영경기장에는 3층 내부 중 1층의 대부분을 10여개국의 선수단과 임원 등 외국인들이 차지한 채 저마다 특색 있는 응원으로 국가대항전을 연출.
이들은 자국선수가 소개될 때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국기를 흔들거나 선수이름을 합창하는 등 열띤 응원 전을 펼쳤는데 캐나다 선수단 30여명은 「캐나다 수영선수단 서울 1988」이라고 한글로 쓴 유니폼을 입고 나왔고 영국선수들은 대형국기를 앞에 내걸고 트레이닝 상의를 벗어 흔들며 1·1·3 박수를 쳐댔다.
응원단에는 수영선수 외에도 사이클·육상 등 이날 경기가 없는 선수들은 물론, 기술·운영요원 및 NOC관계자까지 눈에 띄어 총출동의 인상.

<동독응원단 눈길끌어>
○…19일 수영경기장에선 동독의 유겐트 그룹 소속 청년 23명이 전통금관악기인 길이 50cm의 샬마위 3개에 국기를 매달고 들어와 연주를 하고 『동독의 젊은이는 세계의 선수들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까지 펼쳐 눈길.
이들은 올림픽메달리스트를 포함, 전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동독정부의 비용부담으로 17일 서울을 찾아왔는데 관광과 응원을 한 뒤 다음달 4일 귀국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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