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꺽다리 빌딩' 우리가 짓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7면

2006년 현재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800m가 넘는 복합건물 버즈두바이를 공사 중이다. 2008년 완공되면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건물이 된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공사를 따낸 초고층 건축물의 높이가 20년새 3배로 높아진 것이다.

우리 업체들이 지은 세계 초고층 건물. 왼쪽부터 싱가포르 스위소텔스탬포드,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필리핀 PBCOM타워, 대만의 타이베이 101.

삼성물산이 2004년 일본.영국.호주 등 30개국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이 건물 공사를 수주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층 건축기술을 인정받은 셈이다. 5년전만 하더라도 현재 세계 1위 건물인 대만 타이베이101 공사 수주에서 일본에 밀렸었다.

우리나라 초고층 건축기술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해외진출이 활발하다. 초고층 건물 보유에서 세계 5위권에 드는 기술력이 밖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사 중이거나 완공된 건물에서 세계 4위이고 주거용 건물에선 세계 3위다. 스위소텔더스탬포드에 이어 삼성물산이 1998년 현재 세계 2위인 말레이시아의 88층짜리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을 지으면서 우리나라 초고층 건축기술은 성숙해졌다. 삼성은 필리핀의 최고층 빌딩인 PBCOM 타워(259m, 55층)도 2000년 지었다.

우리나라 경쟁력은 시공경험이다. 삼성물산 강선종 상무는 "공법은 나라별로 비슷하지만 원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가설계획(장비.자재.인력 등 관리계획)에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거 우리 건축기술을 무시하던 일본도 요즘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먼저 제의할 정도다.

해외 초고층 건축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2010년까지 400억달러로 보고 있다. 지역적으론 역시 중동이 가장 큰 손님이다. 두바이는 최근 180억 달러(약 17조2000억원)를 들여 200만평 규모로 초고층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특급호텔.호텔.쇼핑몰.아파트.빌라 단지 등을 건립키로 했다. 우리나라 초고층 건축기술이 더욱 발전하려면 시공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설계기술력을 높여야한다. 버즈두바이의 경우 설계기술은 미국이 가져갔다.

안장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